봉준호 감독 "현시국 SF영화보다 초현실적…계엄 ,황당 충격적"

입력 2025.02.09 19:33수정 2025.02.09 19:3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령을 접했을 당시 상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9일 방송된 JTBC '뉴스룸'의 인터뷰 코너에는 신작 '미키 17'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봉준호 감독은 어떤 것에서 작품의 영향을 받냐는 질문에 "제 성격이 산만하다"며 "온전히 상황에 집중 못하고 다른 이상한 걸로 신경의 가지가 뻗쳐가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창작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 곁가지로 빠졌을 때 이상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기도 한다"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뉴스에서도 영감을 받냐"는 질문에 "그럼요"라며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아이디어 영감 얻는 경우 많다, '기생충'처럼 영화에 아예 뉴스 장면 넣는 것도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현실이 영화보다 더한데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그 어떤 SF 영화보다도 초현실적인 일이 터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제가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1979~1980년이었는데 '서울의 봄'에 나오던 시기였다"며 "아련하지만 계엄령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 후로 40 몇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걸 제 생에서 다시 맞닥뜨릴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황당하면서 어이없으면서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어 "'미키17' 배우들이나 같이 했던 스태프분들도 당황스러웠는지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무슨 일이냐'는 등의 문자와 이메일이 많더라"며 "정말 황당하다, BTS와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 주는 몇 위야 하다가 계엄령이 나오니까 당혹스러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은 시대극에도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역사의 어느 한순간을 다룬 영화나 실존 인물 다룬 영화도 해보고 싶다"며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그런 욕심은 있다"고도 전했다.

작품을 만족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 "다른 창작자에 의해 반복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키 17'이 만족스럽냐는 질문에는 "보시고 얘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을 석권한 이후 복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28일 국내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다.

이 시간 클릭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