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방송인 장성규씨가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에 댓글 형태로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논란과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데 이은 것이다.
장씨의 댓글은 지난 3일 가세연의 '장성규씨 당신은 일말의 죄책감도 없습니까'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커뮤니티 게시글에 8일 달렸다.
장씨는 “세의형. 저 형 덕분에 살인마라는 소리도 듣고 제 아들들한테 자X하라는 사람도 생겼다"라며 "세의형의 영향력 대박”이라며 ‘엄지척’ 이모티콘을 남겼다.
이어 “저는 형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사실관계 다 바로잡히면 정정보도 부탁드린다”면서 “그리고 통화로 거짓 제보한 MBC 직원 누군지 알려주시면 감사감사여”라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댓글엔 100개가 넘는 답글이 붙었다. 장씨는 자신의 댓글에 달린 네티즌들의 질문에 댓글을 남겼다.
“고인의 장례식을 몰랐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엔 “몰랐다”거나 “MBC 직원 알아내 뭐할 거냐”는 물음엔 “소주 한잔하면서 풀 것”이라고 답했다.

장씨는 지난달 31일 가세연이 유튜브 채널에 MBC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을 공개한 뒤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방관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MBC 관계자는 “장성규는 (기상캐스터인) 김가영과 아침 방송을 하고 오요안나와도 운동을 같이해 친한 사이”라면서 “김가영이 장성규에게 ‘오빠 걔(오요안나) 거짓말하는 애야’라는 식으로 얘기했고 장성규는 오요안나에게 ‘너 거짓말하고 다닌다던데’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요안나가 깜짝 놀라 ‘누가 그랬냐’ 묻자 장성규는 ‘김가영이 그랬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장씨는 인스타그램에 지난 5일 "고인과 유족 아픔에 비하면 먼지 만도 못한 고통이라 판단했다”며 침묵한 이유를 적은 뒤 “가족에 관한 악플이 달렸고 댓글을 달 수 있는 권한을 한정하자 ‘도둑이 제 발 저린 거다’라고 판단한 네티즌들은 수위를 더 높였다. 모든 게 풀릴 때까지 가족에 관한 악플은 자제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게 된 고인 소식에 그동안 마음으로밖에 추모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늦었지만 고인의 억울함이 풀려 그곳에선 평안하기를, 유족에겐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고인은 지난해 9월 2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지만,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에야 이 같은 소식이 알려졌다. 뒤늦게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자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지난달 고인의 직장 동료 2명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MBC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최근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7일 오요안나씨 사망을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해 ‘프리랜서 근로자 등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법(가칭 오요안나법)'을 만들기로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