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총상을 입은 시민을 발견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경찰관 2명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머리에 피 흘리는 시민 본 경찰, 1분 만에 현장이탈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경찰인 타이 워런과 오스틴 프레이저는 지난 2023년 9월10일 오후 6시13분께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포레스트 파크에서 극단 선택을 하겠다는 호세 로드리게스-리베라(29)의 신고를 받았다.
신고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두 경찰관은 포레스트 파크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있는 리베라를 발견했다.
당시 리베라는 숨을 쉬고 있었으나 두 경찰관은 근무가 30분 후에 끝나기 때문에 사건 처리를 맡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구급차를 부르거나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다. 보디캠에는 한 경찰관이 "발견 사실을 보고하고 처리하자"라고 하자, 동료가 "이거 우리가 맡으면 안 돼. 나 30분 있으면 퇴근이야"라고 답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들은 리베라를 발견한 지 1분 만에 현장을 이탈했고, 다른 동료들이 수색하는 동안 순찰차에서 웃고 농담을 나누는 모습도 보디캠에 담겼다. 워런의 보디캠에는 "우리는 이 엉망진창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돌아다니다 오자"라는 대화가 담겼다. 약 10분 후 다른 경찰관이 리베라를 발견해 즉시 구급차를 요청하자 이들은 현장에 돌아와 리베라를 처음 발견한 척했다.
결국 사망...어머니 "두 경찰관 행동 슬프고 괴로웠다"
병원으로 이송된 리베라는 결국 사망했으며, 검시관은 극단적 선택으로 판정했다. 검시 보고서에 따르면 리베라는 17년간 우울증을 앓아 왔으며, 현장과 자신의 아파트에 각각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피해자가 소유한 권총이 사건 현장에서 사용됐으나 현장 도착 전 누군가가 총기를 훔쳐 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리베라의 어머니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두 경찰관의 행동에 슬프고 괴로웠다"며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건 발생 후 세인트루이스 경찰청은 프레이저를 해임했으며, 워런은 사직했다. 이들 모두 경찰 먼허를 박탈당했으며, 주 검찰총장은 두 사람을 기소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