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호주 여행 중 현지 10대 소녀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한국인 가족의 사연이 알려졌다.
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남편과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시드니를 여행하던 중 10대 호주 소녀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전했다.
A씨 가족은 호주의 유명 관광지를 방문한 후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시내버스에 탑승했다. 버스 뒷좌석엔 중고등학생으로 보이는 10대 소녀들이 앉아 웃고 떠들고 있었다.
A씨는 "가족 5명이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심한 냄새가 나서 뒤를 돌아봤더니 그들이 우리를 향해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었다"며 "영어로 '뭐 하는 거냐'고 묻자, 깔깔 웃으며 계속 그 행동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버스 기사는 소녀들에게 다가가 "너희가 하는 행동을 다 봤다. 전에도 이랬다는 걸 알고 있다. 당장 버스에서 내려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소녀들은 기사에게도 욕설을 퍼붓고 "우리가 왜 내려야 하냐"라며 반발했다.
이에 버스기사는 "너희가 내리기 전까지 버스를 움직이지 않겠다.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고, 소녀들은 약 10분 만에 버스에서 내렸다.
하지만 소녀들은 하차한 뒤에도 버스 창문에 침을 뱉는가 하면 A씨 가족을 향해 'FXXX YOU' 등의 욕설을 내뱉었다. A씨 가족이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손으로 'V' 자를 그리며 조롱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A씨는 "버스 기사의 도움 덕분에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며 "우리가 외국인이자 한국어를 사용하는 관광객이었기 때문에 표적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릴 때 버스 기사분이 이거 다 녹화됐으니까 자료가 필요하면 연락 달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A씨 가족은 당시 경황이 없었고 남은 일정도 있었기에 조치를 더 구체적으로 취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외국인이고, 관광객이라 당한 듯하다. 인종차별적 행동에 매우 불쾌했다"고 토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