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국내 한 정신병원 직원들이 30대 남성 환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CCTV 영상이 공개됐다.
3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아들이 정신병원에 입원했는데 그곳에서 폭행당했다”고 했다.
A씨의 아들은 지난 2023년 10월 3일 술에 취해 서울의 한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실내 수영장 등 주민 전용 시설을 돌아다니다가 입주민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A씨는 "다음 날 술에서 깬 아들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당한 사실을 알고 '나가고 싶다'고 항의했으나, 보호사들에 의해 강제로 결박되고 이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서 병원 방에 갇힌 아들은 문을 두드리며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후 문이 벌컥 열리며 남성 4명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남성들은 A씨 아들의 목과 팔다리를 붙잡아 침대에 눕혔다. 이어 A씨 아들의 손목과 발목을 침대에 강제로 결박했는데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무릎으로 이미 제압된 A씨 아들의 허벅지를 강하게 네 차례나 내리찍었다. 이날 폭행으로 A씨 아들은 눈 주위에 피멍까지 들었다.
조울증을 앓고 있는 A씨의 아들은 사건 발생 얼마 전에도 맨발로 눈을 감고 도로를 건너다 신고에 의해 경찰에 체포된 뒤 해당 병원에서 한 달간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다.
A씨는 “구타 사건 이틀 후 눈 부상 치료를 위해 잠시 정신병원에서 나온 아들이 집으로 도망쳐 피해 사실을 알렸다”며 “아들이 첫 번째 입원 때도 ‘보호사들이 때린다’며 더 있으면 죽을 것 같다고 말했는데 모든 환자가 나가고 싶어서 그렇게 말한다는 의사 얘기만 듣고 믿어주지 않았다”고 후회했다.
A씨는 “영상을 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며 “아들을 믿어주지 않고 병원에 남겨뒀던 게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예일대와 하버드 법대에 동시에 합격할 정도로 수재였던 A씨는 예일대 재학 당시에는 미국 부통령인 제이디 밴스와도 동기로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일주일에 10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과중한 과제를 수행하다 보니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졸업 무렵 조울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는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하며 잘 지냈으나, 지난 2023년 9월 업무 스트레스와 별거 등의 영향으로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A씨 측은 변호사를 선임해 정신병원 원장과 보호사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 가운데 허벅지를 때린 직원 한 명만 검찰에 송치돼 기소된 상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정신병원 측은 “고소와 고발 사건이 많아 병원에서 일일이 알긴 어렵다”며 “(문제의) 해당 직원은 현재 그만둔 상태”라고 입장을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