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1989년 미국에서 제작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이 된 '심슨 가족(The Simpsons)’은 가상의 도시 ‘스프링필드’에서 살아가는 심슨 가족의 이야기다. 심슨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미국 사회와 문화, 중산층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슨 가족에 유명세를 보탠 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현실화되는 사례가 생기면서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칭을 얻으면서다. 대표적인 예측이 디즈니의 폭스 인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위터 차단과 의사당 난입, 조 바이든 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 등이 있다.
새해 시작과 함께 미국에서 대형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면서 온라인에선 또 다시 심슨 가족의 예언 찾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유튜브에는 '심슨이 예측한 게 2025년 실제가 됐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소개한 여러 에피소드들 중 하나는 2008년 방영된 '여객기 충돌로 혼란에 빠진 스프링필드'다. 여객기는 불길이 타오른 채 저수지로 추락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스프링필드 주민들은 충격을 받아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부근에서 소형 여객기와 군 헬리콥터가 공중 충돌한 뒤 포토맥강으로 추락하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사고의 참혹함 말고도 유사한 건 또 있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해당 에피소드에 대해 "스프링필드 시장 등 관료주의에 빠진 공무원들의 일 처리 방식을 조롱하기 위해 만들었다. 모든 책임을 항공 관제사에게 전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이는 워싱턴에서 발생한 사고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넘게 이어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산불과 흡사한 내용도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에 나온다.
SNS 틱톡엔 심슨 가족이 이미 LA 산불을 예언했다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2007년에 방영된 에피소드 '작은 큰 소녀'다.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영상 속 내레이션은 "스프링필드가 마을과 주민들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산불에 직면한다"면서 "(심슨 부부의 아들인) 바트는 장난으로 화재를 일으키고 불은 빠르게 번진다. 에피소드는 자연 재해에 직면한 지역 사회의 취약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에피소드의 장면은 최근 사건과 소름 돋을 정도로 비슷하다. 다양한 지역에 산불이 퍼지고 재산이 파괴되며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전한다. 바로 LA 산불이다.
두 사건·사고 외에도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는 올해 상황을 다양한 시각에서 예측한다.
그런 점에서 워싱턴 항공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심슨 가족의 연관성을 설명한 유튜버의 마지막 말은 의미심장하다.
이 유튜버는 "심슨 가족이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사례를 하나씩 추가하고 있다"고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