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요안나 가해 의혹' 선배, 직장내 괴롭힘 방지 영상 찍었다

입력 2025.02.03 05:00수정 2025.02.03 09:02
'오요안나 가해 의혹' 선배, 직장내 괴롭힘 방지 영상 찍었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 영상을 찍은 A아나운서.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를 따돌린 단체대화방 멤버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기상캐스터 A씨가 지난해 12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홍보영상'에 출연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요안나를 괴롭힌 선배 A씨가 과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홍보 영상을 찍은 적이 있다는 게시물이 확산됐다.

이 영상은 직장인 법정 필수 교육 중 하나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에 대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해당 영상에서 진행을 맡은 A씨는 “저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고민, 발로 시원하게 뻥 차보시죠”라고 말하는가 하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 행위들에 대한 시각도 많이 바뀌었고 더 조심하게 되었다는 분들도 계신데 왜 줄지 않는 걸까요”라고 묻기도 했다.

최근 A씨를 비롯한 일부 MBC 기상 캐스터들은 故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요안나 유족은 지난달 31일 한 유튜브 채널에 고인을 괴롭힌 것으로 추정되는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했는데 A씨는 이 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유족들은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MBC 역시 지난달 31일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MBC 뉴스 채널에서 기상캐스터들의 최근 날씨 예보 영상은 댓글창이 막힌 상태다. 한 유튜브 채널의 단톡방 및 실명 폭로 이후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28세 나이로 사망했다. 이 사건은 석 달이 지나 뒤늦게 알려졌으며 지난달 27일 보도를 통해 그가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도 소개됐다.

고인이 된 오요안나의 사망 전 방송 모습에는 손목에 테이핑한 모습도 눈에 띄어 안타까움을 샀다.


유족측에 따르면 지난해 9월6일 가양대교에서 뛰어내리려 했던 오요안나는 "직장이 힘들다. 등뼈가 부러질 것 같이 아프고, 창자가 다 끊어질 것처럼 힘들어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편안해지고 싶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고용노동부는 MBC 측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건을 조사할 것을 지도했으며, MBC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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