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씨가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MBC 노동조합(3노조)은 고인과 고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기상캐스터 그룹채팅방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강명일 MBC 제3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8일 유튜브를 통해 이같은 주장했다.
강 위원장은 고인이 2022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이후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했다. 특히 괴롭힘을 주도한 일부 기상캐스터는 고인과 고인의 동기 1명을 제외한 단톡방을 만들어 운영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상캐스터가 6명인데, 단톡방엔 4명만 있었다. 사실상 두 명을 왕따시키는 단톡방이었다"며 "이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 MBC라는 방송국이 제일 큰 방송국 아니냐. 큰 방송국답게 사람을 대하고 고용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비난했다.
강 위원장은 고인이 최저시급도 못 받고 근무했다고도 했다. 그는 "1년 동안 급여명세서에 찍힌 돈이 1600만원이다. 한달에 130만원 정도 받은 것"이라며 "한달 최저임금이 180만~200만원으로 알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급여"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인이 진행한 방송은 새벽에 나와야 한다. 새벽 4시쯤 나와 날씨 중계를 하기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생체 리듬이 바뀌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직업"이라고 부연했다.
오요안나씨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은 뒤늦게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선배 2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MBC 측은 "고인이 고충 담당 부서나 관리 책임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린 적이 없었다며,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