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구깃구깃한 종이 두 장이 7억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팔렸다. 그냥 종이가 아니라, ‘노래하는 음유시인’ 밥 딜런이 직접 쓴 가사 초안이 적힌 종이였기 때문이다.
미국 음악의 전설이라 불리는 밥 딜런의 대표곡 '미스터 탬버린맨'(Mr. Tambourine Man)의 가사 초안이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경매에서 50만8000달러(약 7억3584만원)에 낙찰됐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복수의 매체가 보도했다.
이번에 낙찰된 노란색 종이 두 장에는 타자기로 작성된 가사 초안이 적혀 있으며, 세 번의 수정 과정을 거친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세 번째 초안에는 딜런이 직접 손 글씨로 수정한 부분도 포함돼 있어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
이 초안은 1964년 3월 작성된 것으로, 음악 저널리스트인 알 아로노비츠가 자신의 집에서 딜런이 이 노래를 썼다는 보증이 경매에 포함됐다. 아로노비츠는 딜런이 자신의 타자기로 밤새 가사를 썼다고 말했다.
경매를 진행한 줄리앙 경매장 측에 따르면 종이에 적힌 세 번째 초안은 노래의 최종본에 가깝지만, 그래도 가사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경매는 딜런의 예술 작품과 개인 소장품을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총 60점이 출품됐다. 이 중 50점은 미국의 음악 저널리스트이자 딜런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알 아로노비츠의 소장품이라고 한다.
경매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작품은 1968년에 딜런이 직접 그린 유화로, 딜런의 첫 번째 아내 사라가 그의 27번째 생일에 선물한 유화 도구로 제작된 것이다.
또한 딜런이 사용했던 1983년 펜더 텔레캐스터 기타는 22만2250달러(약 3억2206만원)에 낙찰되며 예상가를 크게 뛰어넘었고 1987년 영화 '하트 오브 화이어'(Hearts Of Fire)에서 딜런이 착용했던 리바이스 데님 재킷은 2만5400달러(약 3680만원)에 팔렸다. 이 외에도 그의 초기 공연 전단지, 빈티지 사진, 사인 하모니카 등 다양한 아이템이 경매에 출품돼 화제를 모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