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흥행 주역인 임지연과 차주영이 사극에서 활약 중이다. 시청률과 호평을 다잡은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과 tvN 월화드라마 '원경'에서 '사극 퀸'에 등극했다. 두 배우 모두 '더 글로리'의 '빌런즈'에서 각 드라마 타이틀롤로 동시 활약 중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옥씨부인전'은 이름도, 신분도, 남편도 모든 것이 가짜였던 외지부 옥태영(임지연 분)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예인 천승휘(추영우 분)의 치열한 생존 사기극을 담은 드라마로 1회가 4.2%(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해 10회가 자체최고시청률인 11.1%를 기록했다. 최근 회차인 11회가 7.7%, 12회가 9.2%를 각각 기록,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으나 종영까지 남은 4회가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받고 있다.
임지연은 '옥씨부인전'에서 노비 출신 구덕 역을 맡았다. 구덕은 김낙수(이서환 분) 부녀로부터 모진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친 후 우연히 만난 아씨 옥태영(손나은 분)과 인연을 맺게 됐으나, 옥태영이 화적떼의 습격으로 죽게 되자 그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되는 인물이다. 노비 시절부터 연모했던 천승휘가 함께 떠나자 했던 제안도 거절하고 진짜 옥태영의 꿈이었던 외지부가 되어 억울한 이들을 변호해 진실을 가리는 활약으로 통쾌함을 안겼다. 본래 노비 신분이었지만 따뜻한 성미를 지닌 데다 영민하고 다재다능한 캐릭터인 만큼, 김낙수 부녀가 행여나 찾아와 행복을 훼방 놓지 않을까 시청자들마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전개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옥씨부인전'은 옥태영이 된 구덕의 파란만장한 삶이 주된 줄거리다. 구덕과 천승휘의 애절로맨스부터 외지부로서의 사건 해결까지 지루할 틈 없는 풍성한 서사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그 중심에서의 활약이 돋보인 이는 단연 임지연으로 추영우와의 로맨스 케미부터 통쾌한 전개를 끌어가는 정의롭고 지혜로운 외지부로서의 면모까지, 옥태영 그 자체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캐릭터의 매력이 더욱 돋보였다. 성소수자인 남편 성윤겸(추영우 분)이 떠나고 시아버지 성규진(성동일 분)마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나, 외지부로 활약하면서도 집안을 일으킨 것은 물론 시동생 성도겸(김재원 분)까지 책임지고 장원급제시키는 등 기개 넘치는 당찬 모습을 보여줬다.
임지연은 상업영화 데뷔작인 영화 '인간중독'(2014)과 드라마 데뷔작인 '상류사회'(2015) 이후 영화 '간신'(2015)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2016) '장미맨션'(2022)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2'(2022) 등을 선보였고, '더 글로리' 파트1(2022)과 파트2(2023)에서 학창 시절 문동은(송혜교 분)을 괴롭힌 박연진으로 대세 반열에 올라섰다. 악랄한 학폭 가해자로서의 실감 나는 악녀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력이 재평가됐고, 이후 선보였던 '마당이 있는 집'과 '국민사형투표'에 이은 차기작인 '옥씨부인전'도 더욱 기대를 모았다. 시청률에서 호성적과 연기력에서의 호평까지 거뒀다는 점에서 타이틀롤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입증한 작품을 남겼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 분)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 분),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사이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그리는 사극으로 지난 14일 방송된 4회가 5.6%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했다. 티빙에서는 청소년관람불가 버전을, tvN에서는 15세 관람가 버전을 각각 동시 공개 중임에도 5%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며, 티빙에서는 공개 첫날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에 올랐다.
'원경'은 공개 이후 차주영과 이이담의 수위 높은 19금 베드신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기도 했으나, 그간 같은 시대적 배경을 그린 '용의 눈물' '육룡이 나르샤' '태종 이방원' 등과 달리 중전과 아내, 어머니로서의 주체적 여성인 원경의 관점에서 풀어낸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극초반부터 남다른 정치 감각을 지닌 원경에 열등감을 느끼고 처가에 대한 부채 의식을 지닌 이방원이 아버지 이성계(이성민 분)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뒤틀린 욕구가 더욱 강해지면서 아내와 애증의 관계로 들어서는 과정 또한 흥미를 자아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차주영은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과 함께 문동은을 괴롭했던 학폭 가해자에서 스튜어디스가 된 최혜정으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원경'으로 사극에 처음 도전해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이방원의 정치적 동반자이자 자존감 높은 여성의 면모는 물론 중전으로서의 타고난 기품과 아우라 그 자체를 표현해 눈길을 끌었고, 왕실의 기강을 잡는 카리스마 또한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