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 대통령 체포를 기점으로 지지자들과 반대 세력 간 갈등이 격화되며 집회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선동성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작전이 한창이던 지난 15일 오전 8시43분 한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는 “어르신 한 분만 희생해 주면 안 될까. 분신이나 투신으로 이슈를 돌리자”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전날 윤 대통령이 수사를 받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건물 인근에서 실제 분신 사건이 일어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60대 남성 A씨가 이날 오후 8시 5분쯤 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 정부과천종합청사 인근에서 분신을 시도했고, 전신 3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분신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앞에서 진행된 탄핵 찬반 집회에선 "우리가 경찰을 뚫자", "길에 드러누워 공수처를 막자", "우리가 희생해야 한다" 등 선동성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 유튜브에서도 이 같은 선동성 발언이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다. 윤 대통령 체포 당일 오전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유튜브 '고성국TV'와의 전화 연결에서 "시민들이 관저 문 앞이나 입구에서 대통령 차량이 나가는 걸 막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 '신의 한수'는 지난 14일 "우리는 이 자리에서 순교한다. 내일 오후 우리는 하늘에서 다 같이 만납시다"라고 주장했다.
jtbc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유튜브 '전광훈TV'를 통해 "제게도 개인적으로 생명을 던지겠다 이런 메시지가 수백 통이 왔다. 그래서 제가 '지금은 때가 아니니까 언제든지 내가 죽을 기회를 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전목사 측은 "해당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많은 국민이 분노를 표출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분노의 감정은 이해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은 절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목사는 2019년부터 지금까지 일부 지지자들의 극단적 폭력시위 예고에 대해 일관되게 제지해왔다"면서 "이번 방송에서도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경고하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생명은 소중히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실제 16일 방송된 영상을 보면 전목사는 위 발언에 이어 "극단적 선택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헌법 안에서 보장된 '국민저항권'으로 해결해야 한다. 극단적 선택 말고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선동성 발언만으로는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뉴스1을 통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신의 바람이나 희망을 게재한 것이라면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언론이나 SNS를 통해 정확히 특정되는 범죄행위를 구체적으로 지시한 경우 교사 또는 방조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교수는 "미디어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언론중재위원회 등 여러 규제 요소를 따르는 기성 언론과 그렇지 않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구분하고,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수용할 수 있도록 다른 사용자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