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공무원 5명 중 1명은 최근 1년 내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간부에게 밥을 대접하는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 직원들 순번 정해 간부에 '밥 대접'
16일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11월 인사혁신처와 합동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공무원의 18.1%가 최근 1년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 조사는 중앙·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내부 시스템에서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문에는 중앙부처 공무원 6만4968명, 지자체 8만9349명 등 총 15만4317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다.
최근 1년 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23.9%로 중앙부처 소속(10.1%)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모시는 대상 직급으로는 부서장(과장급)이 57.0%로 가장 많았으며, 국장급(33.6%), 팀장급(5.5%), 실장급 이상(3.9%)이 그 뒤를 이었다.
간부 모시는 날 경험 빈도는 '주 1~2회'가 4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월 1~2회(40.0%), 분기별 1~2회(12.6%), 연 1~2회(5.8%) 순이었다. 기관별로 살펴보면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월 1~2회(46.1%), 지자체는 주 1~2회(45.9%)가 가장 많았다.
이유 물었더니...'관행 > 인사평가자 > 대화하려고 > 혼자 식사하니까' 順
이런 관행이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37.8%가 '기존부터 지속되던 관행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간부가 인사 및 성과 평가 등의 주체이기 때문'(26.2%), '대화와 소통의 기회로 삼으려는 목적'(19.3%), '간부 혼자 식사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12.5%)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91.0%는 간부 모시는 날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중앙부처(95.2%)가 지자체(87.9%)보다 높게 나타났다.
간부 모시는 날 근절을 위해서는 '간부 공무원의 인식 개선'(37.4%)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행안부는 인사처,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간부 모시는 날 근절 영상 대책회의를 연다.
또 향후 간부 모시는 날을 신속하게 근절하기 위해 기관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인식 개선을 추진한 뒤 계도기간을 거쳐 추후 다시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저연차 공무원들로 구성된 범정부 조직문화 혁신모임인 '조직문화 새로고침(F5)' 구성원들이 직접 선정한 '조직문화 혁신 10대 권고사항'(근무시간 외 무분별한 연락 자제, 눈치 야근 하지 않기, 연가 사용 눈치 주지 않기, 직급과 연차를 고려한 업무 분장, 신규 업무 추가 시 기존 업무 조정, 체계적인 인수·인계 등)을 안내하고, 각 기관에서 이행하도록 당부할 방침이다.
황명석 정부혁신국장은 "이번 실태 조사로 간부 모시는 날이 아직도 일부 조직에서 관행처럼 남아있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관계 기관과 함께 현 시점에서 맞지 않는 잘못된 관행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