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기저귀를 떼지 못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낼 경우, 부모가 직접 기저귀를 갈아줄 것을 요구하는 새 규정을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웨일즈 북부 블레이뉴 겐트시 의회는 최근 유치원 교사가 원아들의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이번 규정에는 유치원생이 기저귀를 사용할 경우 부모가 직접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이는 배변 훈련이 부모와 보호자의 책임이며, 기본적인 배변 교육 후 유치원 입학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아이의 배변 훈련 시기는 성장 발달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만 2세(생후 18~24개월)에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국에서는 만 3세가 되면 한국처럼 유치원(Nursery)에 보낼 수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학부모들이 배변 교육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사례가 늘어났다.
영국 현지 어린이 단체 조사에 따르면 현재 영국 아동 4명 중 1명이 배변 훈련을 받지 못했고, 학부모 50%가 배변 훈련이 '전적으로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로라 돌 전국교장협회 사무국장은 "배변 훈련을 받지 않은 아동의 유치원 입학이 교사들의 업무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7~8세 어린이도 변기에 앉아 있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급작스러운 정책 시행에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한 어린이 단체는 "더러워진 기저귀를 입고 부모를 기다리는 행위는 아동 학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