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손잡은 지상파들…K콘텐츠 세계화 발맞춘다

입력 2025.01.12 07:30수정 2025.01.12 07:30
글로벌 OTT 손잡은 지상파들…K콘텐츠 세계화 발맞춘다 [N초점]
디즈니+ '무빙', SBS '완벽한 비서' 포스터


글로벌 OTT 손잡은 지상파들…K콘텐츠 세계화 발맞춘다 [N초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포스터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토종 OTT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공해 왔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글로벌 OTT와의 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글로벌 OTT와 지상파 방송사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콘텐츠들도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서게 됐다.

지난해 12월, SBS는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골자는 SBS의 신작 및 기존 드라마,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국내 넷플릭스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2025년 하반기 SBS 신작 드라마 중 일부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한다는 내용이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SBS 신작 드라마들에 대한 다양한 언어의 자막, 더빙 제작을 지원하고 해외 현지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면서 K콘텐츠 제고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에 대해 방문신 SBS 사장은 "'지상파 TV를 넘어 글로벌로 가자'는 SBS의 미래 전략에 기반한 것"이라며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K콘텐츠를 더 많이 접하게 되고 이른바 K콘텐츠의 세계화에 더욱 공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와 글로벌 OTT의 협업은 SBS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MBC는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나는 신이다' '피지컬 100' 등의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바로 글로벌 OTT 작품이 지상파 채널을 통해서 방송된 것. 이번 협업의 주인공은 MBC와 디즈니+(플러스)였다. 디즈니+는 지난 2023년 공개했던 드라마 '무빙'을 지난해 12월부터 MBC를 통해 방송 중이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가 OTT를 통해 공개된 경우는 많았지만, 역으로 OTT용으로 제작된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으로 송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협업에 대해 MBC 측은 "'무빙'은 디즈니+의 메가히트작이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시청자도 많다"라며 "이번 협업은 K컬처를 선도하는 좋은 작품을 선별해 MBC를 통해 다양한 시청자층이 무료로 볼 수 있는 시청권을 확대한다는 의미도 있다"라고 의의를 밝혔다.

지난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통해 K드라마가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피지컬100' 시리즈와 '흑백요리사'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글로벌 OTT와 지상파 방송사들도 경계를 지우고 협업을 본격화하면서 K콘텐츠의 해외 유통 활로도 차츰 변화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그간 지상파 드라마들이 국내 자본 투자로 제작된 후 OTT에 방영권을 팔면서 수익을 벌어들이던 구조에서, 글로벌 OTT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콘텐츠 산업의 몸집을 불릴 수 있는 형태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 산업이 OTT 위주로 흘러가면서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글로벌 OTT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가 쓰이는 지상파 드라마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만약 글로벌 OTT가 직접 지상파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게 된다면 방송사 입장에서도 경쟁력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작사 입장에서도 넷플릭스나 디즈니+ 시청자와 지상파 시청자를 모두 공략할 수 있다면 다양한 전략을 취할 수 있을 듯하다"라며 "당장 티빙에서 공개되는 '원경'도 tvN 방송 버전과는 다른 편집 내용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두 시청층 모두를 공략하는 방법을 쓴다면 충분히 글로벌 OTT와 지상파 채널 모두 시청자 확보에 좋은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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