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철통보안 시사회…2년 극비 '오겜2'와 '스포'

입력 2025.01.11 08:01수정 2025.01.11 08:01
'전례없는' 철통보안 시사회…2년 극비 '오겜2'와 '스포'[N초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 포스터


'전례없는' 철통보안 시사회…2년 극비 '오겜2'와 '스포'[N초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설치된 넷플릭스 오리지널시리즈 '오징어게임2' 광고와 '영희'의 대형 조형물/뉴스1 ⓒ News1


'전례없는' 철통보안 시사회…2년 극비 '오겜2'와 '스포'[N초점]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 포스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최근 방송가 관계자들은 넷플릭스가 선보인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극본/연출 황동혁/이하 '오징어 게임2')의 '극비 촬영'과 프로모션에 "전례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시즌1이 넷플릭스 전세계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것은 물론 한국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성과를 거둔 만큼, 시즌2에 쏟아지는 관심은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한국 드라마 홍보의 새 역사'라는 한 홍보 관계자의 말처럼, '오징어 게임2' 사전 홍보 역시 규모와 방식 면에서 '클래스'가 달랐다.

드라마가 공개되기 전에 제작발표회 행사를 열어 작품을 알리고, 특이점이 있는 작품의 경우에는 팝업스토어 등 행사로 언론과 대중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작품을 홍보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 '오징어 게임2'는 제작발표회는 물론 서울 동대문 DDP를 핑크빛으로 물들인 '월드 프리미어 이벤트'를 열었다. 마치 게임장에 들어간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체험존 이벤트에도 많은 인파와 취재진이 몰렸다. 국내뿐만 아니라 외신, 인플루언서들이 이곳을 찾아 핑크가드와 사진을 찍으며 '오겜' 시즌을 즐겼다.

국내에서는 서울 광화문, 강남, 부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오징어 게임2'의 3년 만의 귀환을 알리는 각종 이벤트가 열렸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영희 인형은 관광객들의 사진 명소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서울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미주, 남미 등 총 11개국에서 팬 이벤트를 열었다. 각 나라의 랜드마크가 분홍색과 초록색으로 꾸며졌다.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주목받았던 콘텐츠의 힘을 재확인하는 규모였다.

취재진을 대상으로 한 행사들도 3년간 여러 차례 진행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3년 12월 국내외 취재진을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오징어 게임2' 세트장에 초청하는 행사를 열었다. 또한 지난해 8월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가 참석한 간담회를 열었다. 특이점은 이 행사들에서 취재한 내용은 모두 '극비'였다는 점. 넷플릭스는 취재 내용을 2024년 '오징어 게임2' 공개를 앞둔 시점에 보도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취재 환경 편의상 비교적 짧은 기간 기사화를 유예하는 다른 사례와 달리, 엠바고가 1년 뒤로 설정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웠다. 행사 진행 자체도 알릴 수 없는 '극비' 지침이 적당한지에 대한 취재진의 문의도 이어졌다. "엠바고 해제 전에 퇴사를 하면 기사는 어떻게 되나"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왔다. 작품 공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알려지길 원치 않는 넷플릭스의 '보안' 지침이 우선이었다.

'오징어 게임2' 공개를 3일 앞뒀던 지난해 12월 23일 시사회가 진행됐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앞두고 일부 회차만 취재진에 공개했는데, 소규모 오프라인 시사회나 온라인 관람 방식으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오징어 게임2'는 서울 코엑스 영화관을 대관해 시사회를 열었다. 무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를 넘겨 시즌2 7회 전편을 관람하는, 이것 역시 전례가 없는 규모였다. 여기서도 '보안'이 강조됐다. 취재진은 극장에 들어서기 전에 기사 엠바고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온라인에 작품과 관련된 언급을 하면 안 된다는 서약서에 서명했다. 또 촬영할 수 없도록 특수처리 된 봉투에 휴대전화를 넣고 극장에 출입할 때마다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취재진은 긴 시사회를이어가며 어둠 속에서 메모를 하고, 시사회 중 두 번의 쉬는 시간에 작품에 대한 단상을 정리하는 '인상적인' 경험을 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2' 오디션에 참여하고 촬영하는 배우들도 넷플릭스의 '극비 보안'을 따랐다. 캐스팅되어 촬영하고 있어도 출연한다고 밝힐 수 없는 기묘한 시기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배우가 촬영해야 하는 내용의 대본만 받았다, 극소수 배우 외에는 자신의 분량 외의 내용은 물론 다른 출연 배우들이 누군지 알기도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데스 게임 장르의 특성, 작품에 대한 높은 관심, 시청자의 즐길 권리. 넷플릭스가 "지나치다"라는 일각의 반응 속에서도 '극비 철통 보안'에 힘을 쏟은 이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스포일러'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새어 나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출연 배우 박규영이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오징어 게임2' 촬영장 사진에는, 게임 진행요원인 핑크가드 옷을 입은 남자의 모습이 함께 담겼다. 많은 누리꾼이 이 남자를 게임 참가자 경석 역할로 나온 이진욱으로 추측하면서 시즌2 내용은 물론 시즌3에서 전개될 이야기를 스포일러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다.

어떤 답변이든 시즌3 내용을 유추하는 힌트가 될 테니, 이진욱이 맞는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박규영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와 넷플릭스는 "시즌3를 통해 확인 부탁드린다"라는 입장을 냈다.
시즌3는 아직 공개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박규영의 사진이 '스포일러'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 역시 수개월 뒤로 '유예'됐다. '철통 보안'을 강조한 '오징어 게임'의 해프닝이 될지, 대형 스포일러 사례로 남을지 시즌3의 웃지 못할 새로운 관전 요소가 만들어졌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