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미국 전문가들이 무안공항 설계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미 항공안전 재단 회장 "충돌시 부서지기 쉬운 물체여야"
30일(현지시간) 미국 비영리 단체 '항공안전재단' 하산 샤히디 회장은 워싱턴포스트(WP)과의 인터뷰에서 "활주로 근처의 물체들은 (항공기와의) 충돌시 부서지기 쉬운 물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피해를 키웠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힘을 싣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샤히디 회장은 "(공항 내) 구조물 배치는 국제 표준에 따라 결정된다"며 "조사관들은 이런 구조물이 규정을 준수했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사관들이 파악해야 할 많은 요소가 결부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직 항공기 파일럿 더그 모스는 공항의 레이아웃(배치)이 참사의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모스는 WP를 통해 활주로를 완전히 평평하게 만드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활주로에 약간의 경사지가 있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특이한 공항 설계도 많이 봤다면서도 "이번 것은 최악(this one takes the cake)"이라고 했다.
그는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는 것을 예상해야 한다"며 "너무 빨리 착륙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체크리스트를 검토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았다"고 추정했다.
항공 안전 컨설턴트 "활주로 훌륭하게 착륙, 구조물 없었다면 안전"
항공 안전 컨설턴트 존 콕스는 "사고기가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파일럿들이 어느 정도 통제력을 유지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콕스는 "그들은 활주로에 훌륭하게 착륙했다"며 "거기 구조물이 없었더라면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버트 섬왈트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전 의장은 랜딩 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섬 왈트 전 의장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기장으로서 10년 동안 (사고기와 같은 계열인) 보잉 737 계열 항공기를 조종했는데 랜딩 기어는 (파일럿이 수동으로) 내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랜딩 기어는 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수동으로 작동 가능하다는 점에서 나는 랜딩 기어가 어떤 형태로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종석 음성 녹음 장치를 판독할 수 있다면 그것이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