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 품 떠나 로씨야 땅에서.." 전하지 못한 편지

입력 2024.12.26 08:47수정 2024.12.26 09:09
우크라이나 군, 사살한 북한군 손편지 공개
"아버지 어머니 품 떠나 로씨야 땅에서.." 전하지 못한 편지
/사진=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 페이스북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한 장의 손편지를 공개했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편지는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나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볼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에는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란 글과 함께 이달 9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작성해 놓고 전달하지 못한 편지이거나 초고였을 것으로 여겨진다.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는 병사가 지니고 있던 여권에 기재된 이름이 '정경홍'으로 보인다며, "친구를 축하하려는데 파티를 여는 대신 남의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판다면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건 노획한 공책의 항목 중 해독된 일부다.
(공책의) 다른 항목의 번역이 진행 중이고 더 많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작전을 진행 중이며, 1만1000여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파병 북한군 대부분도 이 지역에 배치돼 이달부터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가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라고 적기도 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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