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수목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가 지난 27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중국 드라마 '이가인지명'을 원작으로 했다.
배우 황인엽은 극 중 뛰어난 외모에 지성까지 겸비한 명주대 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인 김산하 역을 연기헀다. 겉보기에는 아쉬울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어릴 적 가족의 불행이 자신의 탓이라는 죄책감에 그늘 진 면모를 가지기도 했다. 이에 어린 시절 남매처럼 자라온 윤주원(정채연 분)과 강해준(배현성 분)의 곁을 훌쩍 떠나버렸지만 10년 만에 이들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윤주원과 로맨스 기류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황인엽은 이런 김산하 역을 연기하면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 후반까지를 관통하며 다채로운 연기력을 드러냈다. 특히 부드러운 비주얼 속 상처 받은 인물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황인엽은 28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조립식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종영하는 날 배우들이 다 같이 모여 마지막 방송을 봤다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다 같이 울었다. 사실은 종방연은 한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모이고 싶을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마지막까지 모두 부둥켜안고 울었다. 선배님들도 좋았고 감독님도 자상하셨고 배우들 케미스트리가 좋았는데, 그걸 시청자분들이 잘 느껴주신 것 같아 기뻤다. 오랫동안 여운이 갈 것 같다는 느낌이다.
-많은 선배 연기자들하고 같이 연기했는데 혹시 연기하면서 선배 배우들이 조언을 해준 부분이 있나.
▶연기적으로 디렉팅이나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는 많이 해주시지는 않았다. 그냥 저희가 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셨다. '너희가 산하고, 주원이고, 해준인데, 그냥 너희가 느끼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해주셨다. 오히려 몸을 부딪치는 상황이 생겼을 땐 서로 다치지 않고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작품을 오랜 시간 하다 보면 캐릭터를 놓아줘야 할 때 여운이 길게 가고 서운하고 슬픈 감정이 꽤 가는데, 그때 건강하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운동을 한다거나 취미 생활을 한다거나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라'라고 해주셨다.
-김산하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이번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말보다는 눈으로 얘기하자'였다. 말로서 전할 수 없는 진심을 눈으로 담아서 표현하는 게 게 어떨까 생각을 했다래서 드라마를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은 어떤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잘 캐치해주셔서 기뻤다. 고민하고 연습한 부분이 잘 전달된 느낌이었다. 산하와 주원의 관계가 극 중 연인 관계가 되어야 하는데 저랑 채연이는 서로 사이가 너무 좋았다. 장난을 그냥 치는 정도가 아니라, 촬영장을 장난치러 가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서로 편안해졌을 때 오히려 그런 장면 찍을 때는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되게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찍었다. 말보다는 눈이었다.
-실제 산하와 자신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했나.
▶처음에는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하고 상대가 나 때문에 불편해하는 걸 싫어해서 다정한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현장에서 채연이와 현성이가 저보고 '츤데레 같다'고 했을 때 약간 내가 산하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김산하가 거의 저인 것 같다.
-다른 유형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배우 자신은 가족에 대한 어떤 정의를 가지게 됐나.
▶서로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어주고 무조건적인 편이 되어주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조건이 없고 서로를 위해서 존재해 주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의 형태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 서로를 생각하는 진심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한다.
-원작을 참고한 부분도 있나.
▶원작은 저희 드라마보다 회차가 더 길다. 그런데 가장 중점적으로 본 건 안의 내용들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셋의 케미스트리를 어떻게 하면 원작과 같이 만들 수 있을까였다. 저와 채연이, 현성이 셋, 그리고 아버지 둘, 감독님과 첫 촬영을 하기 위해 모두가 앉은 식탁에 들어갈 때 가족같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때 모두가 서로 진심으로 대화하니 관계가 완화되더라. 가까워지고 솔직해졌다. 나중에는 선배님들도 사적으로 바깥에서 만나면 선배님으로 웃고 계신 건지 아버지로서 웃고 계신 건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정채연, 배현성과 같이 연기한 소감을 전한다면 어떤 것 같나.
▶정말 해준이와 주원이로 바라볼 수 있게 함께 노력하는 깊이가 같았다. 서로가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고 대본에 있는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많아 즐겁고 새로웠다. 호흡하는 게 이렇게 재밌고 좋다는 경험을 하게 됐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