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1) 양희문 기자 = 신내림 굿 비용을 뜯어내려고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여성과 그에게 범행 지시를 내린 무속인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됐다.
법원은 피고인들이 돈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500회 이상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언급하며 '극악무도'한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는 28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여성 A 씨와 40대 무속인 B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어머니와 함께 부친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A 씨 딸 C 씨(19)에겐 징역 10년을 내렸다.
범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혐의(강도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B 씨 전 남편 D 씨(50대)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굿 비용을 뜯어내려는 목적으로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돈을 갈취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기와 목 등 급소를 500회 이상 폭행하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은 B 씨가 무리에서 절대적 위치와 영향력을 행사하며 발단한 것"이라며 "A 씨 자식들에게 신들린 것처럼 연기하도록 하며 폭행을 교사했다. 모든 책임은 B 씨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 씨는 정신적으로 (B 씨에게) 종속됐을지라도 폭행을 행사한 행위 당사자여서 책임이 크다"며 "C 씨는 아버지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윤적이고 패륜적 범행을 일으켰지만 어린 나이와 진심으로 사죄 모습을 보여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강도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D 씨에 대해선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로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 씨와 C 씨는 지난 5월 9일 경기 양주시 한 가정집에서 50대 남성 E 씨를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각각 E 씨의 전처와 딸로, 6일간 E 씨를 500회 이상 폭행하며 신내림 굿 비용을 요구했다.
무속인 B 씨는 자신의 심리적 지배하에 있는 A 씨와 자녀들에게 범행을 지시하고 함께 E 씨를 때렸다.
E 씨가 끝까지 돈을 마련하지 못하자, B 씨는 A 씨 아들을 앞세워 신들린 것처럼 행동하라고 한 뒤 폭행을 사주했다.
사건 전날 밤 E 씨는 폭행을 피해 주택을 빠져나왔으나 다시 붙잡혔고 결국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 모녀는 경찰에 신고하면서 E 씨가 과거 자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다투다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경찰은 모녀의 진술을 '거짓'으로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