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뉴시스] 손정빈 기자 = "두 번 다시 이런 작품을 할 것 같지 않았어요."
윤종빈 감독은 2022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끝낸 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시리즈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간다는 얘기였다. 그런데 윤 감독은 이 말을 곧바로 뒤집었다. '수리남' 후속작으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을 택한 것이다.
2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선 '나인 퍼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배우 김다미·손석구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 감독은 "마지막 기회일 것 같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을 거절하면 다시는 수사물을 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이 작품 극본은 제가 쓰지 않았는데, 제가 쓰지 않는 작품을 연출을 할 것 같지도 않았죠. '나인 퍼즐'은 여성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인데 이 작품이 아니라면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을 할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마지막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결국 하게 됐습니다."
'나인 퍼즐'은 프로파일러 윤이나와 형사 김한샘이 10년만에 다시 범행을 시작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담는다. 10년 전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윤이나는 10년 후 프로파일러가 된다. 그리고 10년 전 미결로 남았던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해당 사건 담당 프로파일러로 배정 받는다. 과거 살인 사건 유력한 용의자로 윤이나를 꼽았던 김한샘은 그가 자신이 관련된 사건 수사 담당자로 합류하자 당황한다.
윤 감독은 '군도:민란의 시대'를 제외하면 강력한 리얼리즘을 기반에 둔 작품만 만들었다. 그러나 '나인 퍼즐'은 줄거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화 같은 이야기이고, 캐릭터 역시 대체로 현실과 거리가 멀다. 다만 윤 감독은 "그렇다고 완전히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아니었다"며 "현실과 만화 중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연출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윤이나를 연기한 김다미와 김한샘은 맡은 손석구도 윤 감독과 같은 얘기를 했다. "행동이나 외모 그리고 말투는 만화적입니다. 하지만 추리를 할 땐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할 땐 좀 더 풀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김다미) "너무 만화적인 캐릭터가 강화되고 그게 굳어져서 재미가 없어지지 않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어요."(손석구)
윤이나와 김한샘은 반목하다가 결국 힘을 합쳐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나선다. 김다미·손석구 두 배우는 한목소리로 "상대가 너무 편하게 해줘서 연기하기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다미는 "처음부터 편하게 대해주고 먼저 다가와 줬다. 그러면서 캐릭터와 이야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는 것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손석구는 "먹다 보니 살이 쪄서 작품 중간 쯤엔 살이 올랐다가 후반부에 다시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농담을 했다.
'나인 퍼즐'은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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