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전날 9만4000달러까지 오른 비트코인의 가격이 현재 9만8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21일 코인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4.72% 상승한 9만7107달러(약 1억3581만원)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에는 9만7862달러(약 1억3686만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전날 9만4000달러(약 1억 3150만원)를 돌파한 이후 이날 오전 9만5000달러에 육박했는데, 오후 들어 한 차례 급등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선 1억368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선 오후에 1억3770만원까지 오르며 1억380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는 "비트코인 진짜 강세장이 시작됐다. 가격 흐름이 2020년과 유사하다"라고 밝혔다.
주 대표는 "지난 몇 달 동안 고래들의 매집을 주시해왔다. 당시 데이터가 과장된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데이터는 정확했다"라며 "이제 매집의 이유가 꽤 명확해지고 있다. 반감기 이후 채굴 비용이 두배로 상승했고, 채굴 수익성이 유지되려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해야 한다. 숏스퀴즈(공매도 포지션 청산 혹은 커버를 위해 발생하는 매수세)에 따른 가격 상승도 강세장을 부추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9만3400달러를 돌파한 이후 비트코인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특히 미국 대선일이었던 지난 5일과 비교하면 약 2주만에 43% 가량 올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친 가상자산’ 분위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물론, 러시아-우크라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또 비트코인 현물 ETF 기반 옵션 상품 거래가 시작된 점도 긍정적이다. 옵션은 사전에 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일정 기간 내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 특정 자산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나스닥 거래소는 글로벌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 거래를 개시했다. 기초자산 가격보다 적은 비용으로 가격 상승에 베팅하거나 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현물 ETF 자금 순유입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만달러 돌파 등 장밋빛 전망도 나오지만 동시에 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비인크립토는 “실현 가치 대비 시장 가치 비율이 2.62로 저평가 구간은 아니지만 아직 과대평가되지도 않아 강세 모멘텀이 지속되면 10만 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투자심리는 극단적 탐욕 수준인 데다가 MVRV(실현 가치 대비 시장 가치)가 3.7로 상승하고 신규 자본 유입이 크지 않을 경우 비트코인은 8만795달러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