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폭력이 부른 비극.."불이 꺼졌으면 내가 죽었다"

입력 2024.11.20 14:54수정 2024.11.21 09:29
데이트 폭력이 부른 비극.."불이 꺼졌으면 내가 죽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집에 불을 질러 남자친구를 살해한 40대 여성이 선처를 호소했다.

20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는 A씨(42·여)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 5월11일 오전 3시께 군산시 한 주택에 불을 질러 남자친구인 3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불을 지르고 주택 전체로 번지는데도 119에 신고하지 않고 현장을 지켜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5년간 사귀면서 잦은 폭력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범행 당일에도 술을 마신 B씨에게 여러 차례 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화재를 지켜본 이유에 대해 "불이 꺼지면 안 되니까. 불이 꺼졌다면 제가 죽었다"라고 진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공판에서 A씨 변호인은 "전문기관에서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어 "피고인은 줄곧 살인의 고의를 부정하고 있으며 범행 당시에는 알코올의존 증후군 및 심신상실·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정신감정 판단을 결정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4일 열릴 예정이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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