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을 무대로 하는 폭력조직의 간부 결혼식에 부산지역 국회의원 2명의 축기(축하의 뜻을 나타낸 깃발)가 놓였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부산시내 한 호텔에서 폭력조직 칠성파의 간부 A씨의 결혼식이 열렸다.
칠성파는 영화 '친구'의 모티브가 되며 일반인에게도 알려진 부산 최대 폭력조직이다. 60대인 A씨는 과거 칠성파 행동대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로, 나이가 많아 최근에는 영향력이 줄었지만 아직도 간부급 대우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의 결혼식에는 부산지역 현역 국회의원 2명의 축기가 놓여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폭력조직 간부의 결혼식에 국회의원의 축기가 놓인 것이 적절한 처신이었는지 논란이 됐다.
이에 두 국회의원 측은 모두 "A씨의 신분을 몰랐고,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지역 주민의 결혼식이라고 축기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어 보냈고, 축기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대부분 보내고 있다"면서 "폭력 조직원인 줄 알았으면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 역시 "당원 중 한 분이 자기 친구이니 보내달라고 해 보냈는데 만약에 알았다면 저희가 보냈겠느냐"면서 "저희도 이 일이 있고 황당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