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허나우 리포터 = '빠더너스(BDNS)'는 꽤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성장해 온 코미디 유튜브 채널이다. 시시각각 트렌드가 바뀌고 수많은 채널이 명멸하는 유튜브 생태계에서 8년째 롱런하며 온라인 코미디 판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제 빠더너스는 인터뷰 콘텐츠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유명 스타들이 앞다퉈 찾는 인기 채널이 됐다. 이들의 매력과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채널의 시작은 2016년이었다. 문상훈과 그의 친구 김진혁, 강홍석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문상훈과 초기 멤버 김진혁을 비롯해 김지철, 유현준, 홍해인, 홍민기, 김현민, 이영숙, 이수영 등이 참여하는 크루 형태다. 채널 초반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2년 후, 2018년 문상훈이 연기하는 '한국 지리 일타강사 문쌤' 시리즈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일타강사의 수능 강의를 패러디한 이 콘텐츠는 세상사에 대한 관심과 기발한 해석을 바탕으로 견고한 지지층을 쌓아갔다. 토크 콘텐츠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와 '딱 맞춘 대화 딱 대' 등도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159만명에 이르는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로 성장했다. 현재 채널은 '프론트맨' 문상훈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튜브 코미디의 가능성 제시한 이야기꾼 문상훈
빠더너스는 그간 다양한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를 선보였지만 인기 채널로 부상한 계기는 단연 '일타강사 문쌤' 시리즈다. 이 콘텐츠는 TV를 벗어난 코미디 콘텐츠가 어떤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상훈이 '문쌤'으로 등장해 인터넷 강사처럼 한국지리 강의를 진행한다. 하지만 문쌤은 할말이 많은 사람이다. 한국지리 강의는 하지 않고 온갖 썰을 풀어낸다. '주상절리'를 6년째 칠판에 쓰고 있지만 아직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시청자들의 불평이 잇따른다. 하지만 '치킨을 먹고 싶을 땐 엄마한테 콜라겐이 부족하다고 하라', '깻잎 떼주다가 눈곱까지 떼준다' 등 특유의 말빨과 '하이퍼 리얼리즘'에 가까운 인물 묘사로 소문이 나면서 수강생은 점점 늘었다.
초반에는 강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묘사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진짜 지식을 전달하면서 시청자들이 이 채널에 머물러야 하는 명분을 제시하기도 한다. '실감나는 6.25 전쟁 5분 요약',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초간단 5분 요약' 등의 영상이 대표적인 예다.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역사나 국제 정세 문제를 5~6분 분량의 영상으로 요약해 설명해준다. 방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학습과 통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웃음을 유발하는 콘텐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건강식'이라며 호평을 보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째 안 끝나는 이유 6분 요약' 영상은 현재까지 296만회의 조회수를 올렸을 정도다.
문상훈은 이 시리즈를 통해 세상사와 인간학에 밝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람은 더이상 행복을 찾지 않으려 할 때 고장난다" "감성의 애플이다. 스티브 잡스는 전형적인 F인 사람이다"와 같은 기발한 어록들을 남기기도 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않을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그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풍자로 유튜브 스타 반열에 올랐다.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를 웃겨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면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제 빠더너스는 많은 스타들이 앞다퉈 찾는 인기 채널이 됐다. 축구선수 조규성, 배우 김성균, 김성철, 세븐틴 승관·디노 등 각 분야의 스타들이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스타들도 앞다퉈 찾는 인기 채널로 부상
문성훈은 특유의 입담을 바탕으로 토크물에도 손을 뻗었다. 스타들을 초대해 속깊은 이야기를 들어보는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오당기)'와 깐죽거리는 말투로 웃음을 유발하는 인터뷰 콘텐츠 '딱 맞춘 대화 딱 대'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당기 시리즈는 배달 음식을 시켜두고, 음식이 오기 전까지 이야기를 이어가는 콘셉트다. 유병재, 장항준, 송은이, 유지태, 김다미, 윤종신, 이동휘 등 많은 스타들이 이 곳을 찾았다. 현재 진행중인 시즌 4에는 가수 권정열·아이유, 배우 고민시·천우희 등이 출연하며 솔직한 속마음을 전했다.
스타들이 빠더너스를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서도 인위적으로 재미를 쥐어짜내는 콘텐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지 소비를 피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출연자가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끄는 진행자의 능력과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놓고 친구를 만나는 것 같은 개인적 감성이 조화를 이루며 차별화된 콘텐츠가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지난 3월 가수 아이유(31·이지은)가 출연한 '아이유와 오지 않는 당신을 기다리며'는 조회수 210만 회를 기록했다. 아이유의 오랜 팬이라고 전한 문상훈은 아이유를 위해 손수 준비한 레코드 러너 선물과 실제 콘서트에 방문했을 때 흔들었던 응원봉까지 꺼내 보이며 팬심을 드러냈다.
문상훈은 아이유에게 "(아이유가) 직접 쓴 가사나 인터뷰를 볼 때 궁금했던 게 있다. '지은(아이유)님의 세계가 깊다'는 것인데 가사로 어떻게 표현하냐"고 물었다. 이에 아이유는 "훈련이 된 것 같다. 이런 표현은 이런 식으로 해야 사람들이 더 많이 공감하는 것을 깨달았다"며 뮤지션으로서 진심을 담아 대답했다. 아이유를 이해하고 속마음을 꿰뚫어 본 문상훈은 차분하게 대화를 끌어냈고 덕분에 아이유의 진심이 자연스레 드러날 수 있었다.
문상훈이 직접 작성해 출연진들에게 선물하는 엽서도 화제다. 흔히 '문상훈체'라고 불리는 문상훈의 필체는 특유의 둥글둥글함과 마음을 먹먹하게 적시는 따뜻한 말들이 적혀있어 보는 사람까지 뭉클하게 만든다.
문상훈은 빠더너스에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배우로도 활동한 그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DP', '낭만닥터 김사부 3'과 영화 '파일럿'에도 출연했다. 또 올해 1월에는 첫 에세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을 출간하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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