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회사 대표가 여자 화장실에 몰래 설치해 둔 카메라에 불법 촬영을 당한 피해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25일 JTBC '사건반장'은 지난 18일 회사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검은색 통 모양의 방향제에서 수상한 흔적을 발견했다는 불법촬영 피해자 30대 여성 A씨의 제보를 소개했다.
자세히 살펴보다 통 측면에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한 A씨는 방향제 뚜껑을 열어 초소형 카메라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카메라는 여성이 변기에 앉으면 얼굴을, 일어서면 하반신을 비추는 각도로 설치돼 있었다.
방향제 안에 들어있던 초소형 카메라는 촬영 중임을 표시하는 녹색불이 깜빡거리고 있었고, 아래에는 보조배터리까지 붙여져 있었다. A씨는 다시 휴대전화를 가져와 카메라를 촬영한 뒤 경찰에 신고하기 전 먼저 회사 대표에게 알렸다.
A씨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 카메라 누가 설치했는지 알아보고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라며 방향제 통을 대표에게 보여줬다. 그러나 "대체 누가 설치한 거냐, 내가 한번 봐도 되냐"며 카메라를 들여다보던 대표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A씨에게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알고 보니 카메라를 설치한 장본인이 바로 대표였던 것. 대표는 "정말 죄송하다. 제가 떨려가지고. 폐기하겠다. 찍은 거 지워버리고 없었던 일로 하자.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호기심에 오늘 처음 설치했다"라고 변명을 덧붙였다고 한다.
A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라며 카메라를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대표는 창밖 풀숲 쪽으로 카메라를 던져버렸다.
이후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은 현재 대표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는 이 사건으로 2년간 다닌 회사를 당장 그만뒀다며 불면증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