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김성철 부활…'지옥2' 더 깊어진 지옥도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인기 드라마 '지옥'(극본 연상호, 최규석/연출 연상호)의 시즌2가 지난 25일 6화 모두 베일을 벗었다. 주인공 정진수를 연기한 유아인이 하차하고 김성철이 합류하는 등 배우 교체의 변수도 있었으나, 시즌2는 더 깊어진 이야기로 작품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

앞서 지난 2021년 공개된 '지옥' 시즌1이 '한국형 재난물' '한국형 디스토피아'라는 수식어로 신선한 재미를 안긴바, 시즌2에 대한 관심도 컸다. 3년 만에 돌아온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과 박정자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시즌1 엔딩에 나온 아기의 생존, 정진수(유아인 분)의 시연, 박정자(김신록 분)의 부활은 시즌2의 시작점이 됐다. 정진수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김성철은 몰입도 높은 연기력으로 시즌2의 막을 열었다. 시즌1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시연, 고지로 인한 혼란과 재앙, 그리고 인한 갈등을 설명했다면, 시즌2는 이 '재앙'이 만연화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새진리회, 화살촉, 소도 등 각 집단의 충돌과 그 사이에서 희생되는 개인의 사연 등이 다뤄진다.

'지옥'만의 세계관을 설명해야 하는 수고를 덜었고 시청자들 역시 숙지해야 할 정보가 줄어들었다. 여러모로 부담을 덜어낸 시즌2다. 정진수 의장이 사라진 뒤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갈등은 더욱 커진다. 이 가운데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수경(문소리 분)은 박정자를 세상에 드러내 각 세력의 균형을 맞추고 혼란을 잠재우려고 한다. 새로운 세력(정부)의 합류다. 각 집단이 전혀 다른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뚜렷하게 돌진하는 과정도 어렵지 않다.

따라가기 어렵지 않은 이야기다. 다만 누가 시연을 당하고 고지를 당할지 모른다는 설정이 '지옥'의 혼란과 위기를 가중하는 장치였다면, 시즌2에서는 의문점으로 남는다. 누가 부활하고 누가 선택되는가, 또 부활자 중에서는 누가 사자의 환영을 보게 되는가, '지옥2'는 명확한 인과가 아닌 각자가 처한 저마다 다른 지옥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시즌2의 결말에서 나타나는 정진수의 변신은 넷플릭스의 또 다른 드라마 '스위트홈'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특유의 '연설' 같은 대사들과 혼란에 빠진 감정연기가 중요한 '지옥'에서 배우들의 열연은 중요한 관전 요소다. 특히 시즌1에서 유아인이 연기해 호평받은 정진수 역할을 이어받은 김성철의 활약을 눈여겨 볼 만하다. 시즌1에서 본 좌중을 압도하는 아우라의 정진수가 아닌, 부활을 하고 나서 본연의 감정에 깊이 빠진 정진수를 그린 모습. 시즌2가 각 집단에 집중하면서 다소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김성철은 정진수 캐릭터의 중심을 잡으며 부활 전후 확연한 차이점도 놓치지 않은 연기를 펼친다.

화제가 되는 것은 햇살 반 선생님 오지원 역할의 문근영이다. 화살촉의 교리에 경도되어 세력의 리더격이 되는 급격한 변화와 혼란을 그렸다. 얼굴을 모두 가린 분장과 괴성에 가까운 소리를 지르는 문근영의 모습은 새로운 충격으로 전해진다. 또 깊은 감정연기를 펼친 것은 오지원의 남편 천세형의 임성재도 '무빙' '최악의 악' 속에서 보여준 비릿한 악역의 모습을 완전히 지운 변신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지옥 사자의 그래픽이나, 화살촉의 광기를 보여주는 분장은 즌1에 비해 나아가지 못한 인상이다. 이야기는 무거운데 비주얼은 가벼운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