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난 약간 수요 있는 가수…'역성'으로 고민 해소"

입력 2024.10.24 07:00수정 2024.10.24 07:00
이승윤 "난 약간 수요 있는 가수…'역성'으로 고민 해소" [N인터뷰]
이승윤(마름모 제공)


이승윤 "난 약간 수요 있는 가수…'역성'으로 고민 해소" [N인터뷰]
이승윤(마름모 제공)


이승윤 "난 약간 수요 있는 가수…'역성'으로 고민 해소" [N인터뷰]
이승윤(마름모 제공)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싱어송라이터 이승윤(35)이 '역성'을 일으키는 정규 3집을 발표한다. 지난 7월 정규 3집의 선발매 앨범을 내놓았던 이승윤은 이번 앨범으로 비로소 완전한 '역성'의 깃발을 드높이며 용기를 안기고자 한다.

24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정규 3집 '역성'에는 선발매 앨범에 수록된 8곡에 신곡 7곡을 더해 총 15곡이 담겼다. 동명의 타이틀곡 '역성'은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이 강렬한 밴드 사운드로 이어지는 곡으로, 우리의 빛나는 순간들을 휘두르다 버린 시대와 세상에 대한 역성의 마음가짐을 담았다. '잡음들이 너의 주선율을 다 뺏어 그게 우리야' 등 깊은 울림을 주는 노랫말이 특징이다.

이승윤은 2011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얼굴을 알린 뒤, 2013년 싱글 '오늘도'로 정식 데뷔한 지 11년이 흘렀다. 그 사이 2020년 '싱어게인'에서 우승해 탄탄한 팬덤까지 구축하며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작곡을 시작한 지 19년 만에 만들고 싶었던 곡을 완성했다며 뿌듯함을 드러낸 이승윤을 뉴스1이 최근 만났다.

-7월 선발매 후 정규 3집을 내놓는 소감은 어떤가.

▶ 우선 너무 기쁘다. 3년 동안 3개의 앨범을 내고 있는데 1집, 2집은 쌓아 뒀던 노래와 새롭게 만든 노래들이 믹스돼서 나온 거라면, 이번 3집은 '0'부터 새로 만든 노래들이다. 완전히 새로운 노래를 내는 첫 번째 앨범이라 새롭고 짜릿하고 뿌듯하다. 원래 '폭포'를 싱글로 내려고 했다가, 어차피 요즘엔 앨범을 낸다고 다 듣는 시대가 아니니까 '폭포'를 내는 김에 다른 곡을 합쳐서 내고, 다시 완성된 앨범을 내면 더 조명 받을 수 있지 않을지 싶어서 선발매 형태로 준비했었다.

-정규 3집 '역성'은 어떻게 시작했나.

▶ 2023년 4월 대만 공연하러 갔다가 음악인으로서 느끼는 고민이 있어서 프로듀서, 드럼, 기타리스트와 함께 각자 고민과 무력함을 얘기하다가 그럼 우리 다 같이 0부터 시작해서 무력감을 돌파해 볼까 하면서 시작했다. 이 앨범을 완성하면서 창작자로서 고민을 해소하고 만족은 하지만 음악 산업에서 음악인으로서 역할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앨범을 내도 한 곡만 듣는 현실이지만 내가 이런 걸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다. 난 어쨌든 롱폼 단위로 들으면서 자란 사람이고, 그걸 하고 싶어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정규를 낸 거다.

-어떤 음악을 만들고 싶었나.

▶ 16~17살부터 작곡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만들고 싶었던 음악을 만들어서 끝까지 잘 완성한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서 더욱 자부심이 생긴다. 한마디로 그냥 '개쩌는 음악'을 만들었다. 하하. 내가 만들고 싶었고, 생각하고 있던 대곡을 구현하기까지 대략 19년이 걸린 거다. 혼자 만든다고 되는 곡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수고가 많이 모아져야 하는 거다. 제대로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앨범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 그렇다. 내일 음악을 관두게 되어서 하나만 꼽고 간다고 한다면, 이번 앨범을 꼽고 갈 거다. 물론 파고 파다 보면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현재로선 내가 해낼 수 있는 선보다 더해낸 것 같아서 마음에 차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역성'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 난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고, 사실 대외적으로 주관이 있는 척하고 다니지만 계속 바뀌는 사람이다. 스스로 내 안에서도 역성이 굉장히 많이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동시에 내 이미지가 국한된 경우가 많은데 이분법이 아니더라도, 흑과 백이 아이더라도, 역성의 순간이 필요한 순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이야기하는 역성은 너무 당연한 이미지의 역성도 내포하고 있지만 어느 당위성을 두르고 있는 불합리함에 대한 역성도 얘기하고 싶었다.

-한국 대중음악계에 밴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데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나.

▶ 먼저, 착시라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이 붐이지, 밴드라는 형식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하고 좋아하는 인구수는 과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게 계속해서 밴드 붐으로 이어가면 좋겠다. 다만 밴드 붐에 내가 들어가는 것 같진 않아서 말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본인의 위치에 대한 고민이 있나.

▶ 그렇다기보다는 수요가 약간 있는 공급이라 생각한다. 내가 엄청나게 대단한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엄청난 예술가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약간의 수요가 있어서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약간의 수요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위치다.

-데뷔 11주년인데 달라진 게 있다면.

▶ 음악을 만들고,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애티튜드나 열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구현해 내고 실현해 내고 여러 마음을 빌리고 여러 마음에 빚을 질 수 있는 상황은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투어를 다닐 수 있고, 그런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게 가장 달라진 점 같다.

-다음 앨범 준비는 들어갔나.

▶ 진짜 열받는 부분인데(웃음) 지난주에 작업실에서 우리들끼리 빨리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워커홀릭 같은 지점이 화나지만 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하. 다음 앨범에 대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진 않지만 뭔가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게 감사하다. 이번에 꽤 괜찮은 노래가 있는데 약간 이번 앨범과 뉘앙스가 다른 게 있어서 그 친구를 디벨롭해보고 안 되면 0에서 시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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