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카세' 김미령 "한복은 손님 대한 예의…체인점 절대 안 해"

입력 2024.10.21 11:32수정 2024.10.21 11:32
'이모카세' 김미령 "한복은 손님 대한 예의…체인점 절대 안 해"
‘흑백요리사’ 이모카세가 18일 서울 도봉구 노해로에 위치한 식당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모카세' 김미령 "한복은 손님 대한 예의…체인점 절대 안 해"
‘흑백요리사’ 이모카세가 18일 서울 도봉구 노해로에 위치한 식당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모카세' 김미령 "한복은 손님 대한 예의…체인점 절대 안 해"
‘흑백요리사’ 이모카세가 18일 서울 도봉구 노해로에 위치한 식당에서 인터뷰를 하고 전 어머니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모카세' 김미령 "한복은 손님 대한 예의…체인점 절대 안 해"
‘흑백요리사’ 이모카세가 18일 서울 도봉구 노해로에 위치한 식당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0.1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8일 금요일 오후 3시, 김미령(49) 셰프가 운영하는 서울 도봉구 창동의 '즐거운 술상'은 2시간 뒤부터 가게를 찾을 손님들을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당일 손님들에게 내놓을 밑반찬들을 준비하고, 야채들을 손질하는 김미령 셰프의 손은 쉴 틈 없이 움직였고, 테이블에는 이날 방문하기로 예약한 20명의 손님들을 위한 식기들이 정갈하게 놓이고 있었다.

김미령 셰프의 또 다른 이름은 '이모카세 1호'다. 지난 8일 전 회차가 공개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이모카세 1호'라는 별명을 가지고 흑수저 요리사로 등장했기 때문. 프로그램 속에서 김미령 셰프는 '고등어 어탕국수', 직접 구운 김 등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최종 6위에 오르면서 100인의 셰프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10대의 나이 때부터 어머니가 운영하던 경동시장의 '안동집 손칼국시'의 일을 도우며 요리를 시작한 김미령 셰프. 20대 때부터 어머니의 뒤를 이어 국숫집을 운영해 온 김 셰프는 현재 '안동집 손칼국시'와 '즐거운 술상'을 운영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흑백요리사' 출연 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김 셰프는 방송 출연보다 자신의 가게를 찾아주는 손님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본격적으로 '즐거운 술상'에 손님들이 방문하기 전, 뉴스1이 김미령 셰프를 만났다. 잠시 칼을 손에서 놓은 뒤 자리에 앉은 김 셰프는 이 자리에서 '흑백요리사'의 출연 계기와 더불어 자신의 요리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뒤를 이어 국숫집을 했고, '흑백요리사' 인생 요리에서도 국수를 선보였는데, 국수에 담긴 본인의 인생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인생요리라고 하니깐 저는 딱 국수였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사업이 망한 후 쓰러지시고 어머니가 국수를 파셨다. 저희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경동시장 지하 한구석에 조그맣게 노점 같은 국숫집을 차리게 된 거다. 그렇게 어머니가 저희를 키우셨고, 저 역시 어머니의 국숫집을 도우면서 커왔다. 이제는 제가 그걸 물려받아서 하고 있고, 저도 열심히 벌어서 양쪽 부모님들 모시고 아이들 키우고 있기 때문에 이 국수가 저에게는 인생 요리인 거다.

-다른 요리에도 도전할 수 있지만 국수만 고집했던 이유가 있나.

▶2대째 이어받아서 해오고 있는데 국수는 지역 특색이 있는 음식이다. 경북과 충북 쪽에서 그렇게 많이 먹는데 콩가루를 섞어서 하는 국수다. 요즘에는 안동국시라고 하면 고깃국물에다가 밀가루 국수를 내놓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저는 고집을 부리면서까지 옛날식 전통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옛날 경북과 충북에서 해 먹던 그 국수가 없어질까 봐 그런다. 그걸 유지하기 위해 이 국수를 꾸준히 하고 있는 것 같다. 또 경동시장에서는 국수만 하지만 '즐거운 술상'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다 할 수 있다.(웃음)

-국숫집을 물려받은 뒤 거의 40년 동안 요리 인생을 걸어왔는데, 하나의 일을 고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 않나.

▶처음에 엄마 밑에서 장사했을 때, 내가 이 음식 장사를 해서 계속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게 아니었다. 단순히 살아가는 방법,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던 건데 지금은 이게 수입원도 되지만 저한테는 굉장히 즐거운 일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정말 몇 번씩 앞치마 집어 던지고 뛰쳐나가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재래시장에서 일을 해야 됐으니. 그래서 어릴 때는 손님들에게 국수를 몇 그릇 팔면 얼마나 남겠다는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보다 오랜 단골분들이 건강하게 계속 오시니 정말 우리 손님같이 맞이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생겼다. 수입보다는 연세 드신 분들이 저희 집에 20, 30년 넘게 오시고, 또 오랜만에 오셨는데 건강하게 오시는 모습 보면 그게 너무 반갑고 감사하다.

-국숫집 장사와 '즐거운 술상'에서도 한복을 입고 음식을 준비하는 이유가 있나.

▶저도 처음에는 원피스 같은 걸 많이 입었었다. 한복을 입게 된 이유는 가게가 재래시장에 있는데 사람들에게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뭔가 지저분하다는 각인이 있지 않나. 그래서 재래시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른 제시를 해보고 싶었다. 재래시장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하다가 나부터 그런 걸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한복을 입게 됐다. 또 저희 가게는 시장 구석에 있는데 거기까지 찾아오시는 손님들에게도 예의라고 생각을 했다. 또 저는 한국 사람이지 않나. 제가 한복을 입으니깐 다른 사람들도 한복이 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하더라. 그렇게 한복을 입게 됐다.

-한복을 입기 시작했을 때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좋게 보는 사람도 있었고, '지금 뭐 하는 거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저의 신념이 있었고, 저는 제 생각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

-'흑백요리사' 이후 한복이 아닌 정장을 입고 찍은 화보가 '여배우 같다'라는 반응을 받기도 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나.

▶기분이 좋았다. 근데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제가 진짜 여배우 같아서 그런 게 아니라 일단 TV에 제가 나올 때는 한복을 입은 모습만 있었고 일상복 입은 게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반응이 더 폭발적이었던 것 같다. 한복만 입던 제가 그렇게 입으니깐 더 눈에 확 들어왔던 것 같다.

-인기가 많아진 뒤, 가게 확장에 대한 생각은 없었나.

▶전혀 없다.(웃음) 저는 '즐거운 술상'은 '즐거운 술상'답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님들 오시면 제가 내놓는 온기 있는 음식에 소주 한잔하고 가실 수 있도록 하는데 저의 취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변동 없이 갈 거다.
또 국숫집도 체인점을 하자고 연락이 많이 왔는데 신랑과 합의를 봐서 절대 체인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저는 음식 장사는 음식장사답게 하는 게 옳은 거라고 본다. 저는 제가 주방에서 따뜻하게 국수를 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 음식 장사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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