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재, 주인공도 문제 없네…이준혁의 완벽 캐릭터쇼

입력 2024.10.19 07:30수정 2024.10.19 07:30
우리 동재, 주인공도 문제 없네…이준혁의 완벽 캐릭터쇼 [N초점]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포스터


우리 동재, 주인공도 문제 없네…이준혁의 완벽 캐릭터쇼 [N초점]
티빙 '좋거나 나쁜 동재'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7일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극본 황하정, 김상원/ 연출 박건호/ 크리에이터 이수연)가 4회까지 공개됐다. 이번 회차에서는 검사 서동재(이준혁 분)가 과거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 분)에게 뇌물로 받았던 땅을 처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의문의 총기 살인 사건의 범인을 파헤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서 서동재는 총기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자신의 약점을 쥐고 있는 남완성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 남완성은 서동재에게 아들을 풀어주면 뇌물로 줬던 땅 문제는 없었던 일로 해주겠다고 제안했지만, 서동재는 검사로서 자신의 사명을 선택하고 총기 살인 사건을 계속해서 파헤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스폰 검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 싶은 청주지검 서동재 앞에 나타나 지난날의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의 진흙탕 싸움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 2020년 시즌2까지 방송됐던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비밀의 숲' 속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서동재는 '비밀의 숲' 속에서 '비리검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였다. 물론 첫 등장은 빌런이었다. 그는 후암동 살인사건의 피해자이자 상화건설 대표였던 박무성(엄효섭 분)에게 뇌물을 받았던 인물이었고, 김가영(박유나 분) 납치 사건의 범인으로 몰리는 등 극의 초반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서동재는 막연한 악역이 아니었다. 자신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에게는 휴지를 건네고, 황시목(조승우 분)에게 날카로운 모습을 드러냄에도 그 속에는 소소한 귀여움도 묻어있었다. 이런 캐릭터의 매력을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도 제대로 캐치했다. 덕분에 시즌2에서 서동재는 이전보다 훨씬 비중이 늘어났고, 스폰 검사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황시목과 사건 해결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누구보다 인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지만 그에게도 '검사의 사명'이 있었다. 소위 '라인'을 타기 위해 뇌물을 주고받거나 어떻게든 윗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때면 '느그 동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이 역시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덕분이었다.

그런 '느그 동재'는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우리 동재'가 되어가고 있다. 여전히 '스폰서 검사'라는 꼬리표가 있지만 베테랑 검사의 노련함으로 사건들을 해결하고, 자신의 과거를 이겨내면서 새로운 살길을 모색한다. 그 과정에서 서동재는 다른 의미로 검사의 길을 다시 제대로 걷고자 한다.

이런 서동재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건 역시나 배우 이준혁이다. 잘생긴 외모로 우선 눈을 사로잡고 뱀 같이 요리조리 행동하는 서동 재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고 정말 현실에도 존재할 것만 같이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이번 작품까지 총 세 번의 작품에서 서동재를 연기했기에 이제 이준혁이 없는 서동재는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다.

특히 이준혁은 최근 출연했던 영화 '범죄도시3'에서 포악한 주성철을 연기하며 체격을 불렸지만, '좋거나 나쁜 동재' 속 서동재를 위해 다시 슬림한 체격으로 돌아왔다. 캐릭터 그 자체에 동화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준혁은 서동재의 이중적인 면모를 제대로 표현해낸다. 밉상일 수 있는 캐릭터를 '우리 동재'로 느끼게끔 만드는 것 역시 이준혁이 가지고 있는 매력 덕분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서동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 시리즈가 가지는 재미를 그대로 유지한다. 워낙 많은 매력을 가진 캐릭터이기에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나온다고 해서 반감되는 요소가 없다.
오히려 '왜 서동재가 이렇게 살게 됐을까?'라는 궁금증이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이런 요소들은 앞으로 남은 6회에서 서동재가 과연 어떻게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이겨내고 '자신만의 검사의 길'을 찾아 나서게 될지 궁금증이 더욱 커지게 하는 부분이다. 완벽한 캐릭터쇼로 '좋거나 나쁜 동재'를 이끌고 있는 이준혁. 또 그가 완성해 낸 매력적인 서동재. '비밀의 숲' 시리즈 팬들에게, 또 서동재의 팬들에게 '좋거나 나쁜 동재'가 남은 회차에서 어떤 완벽한 캐릭터 플레이가 펼쳐질지 기대가 커진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