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욕하냐고..." 학생들 문해력에 한숨 쉬는 교사들

입력 2024.10.08 06:46수정 2024.10.08 13:56
교사 92% "학생들 문해력 저하됐다"
'도움 없이는 교과서 이해 못해' 21%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욕하냐고..." 학생들 문해력에 한숨 쉬는 교사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부자리를 별자리로 생각한다고 하네요.", "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욕하냐?'고 말했대요.", "족보를 족발보쌈세트로 알고 있었다고 하네요.", "두발 자유화 토론을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네요."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5848명의 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를 발표한 결과 교원의 91.8%는 학생의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답했다.

학생의 문해력이 부족해 당황했거나 난감했던 사례를 묻는 문항에 5000여명 이상의 교원은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했다', '왕복 3회라고 했는데 왕복을 이해하지 못했다', '중3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 등 예를 들어 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수업 중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이 총 학생의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48.2%로 절반에 가까웠으며, '3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은 19.5%로 집계됐다.

교원 46.6%는 글의 맥락과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30.4%는 도움 없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이 '21% 이상'이라는 답했다. 또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시험을 치기 곤란한 학생이 21% 이상이라는거 답변한 교원은 21.4%에 달했다.

교원들은 학생의 문해력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독서 활동을 강화하는 것(32.4%)이라고 답했다.
어휘 교육 강화(22.6%), 디지털매체 활용 습관 개선(20.2%), 토론·글쓰기 등 비판적 사고 및 표현력 교육 강화(11.4%) 순이 그 뒤를 이었다.

교총은 "학생들이 다른 사람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하고 시험 치기도 곤란한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해력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진단·분석을 시작하고, 디지털기기 과의존 문제를 해소하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독서, 글쓰기 활동을 강화하는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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