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혜원 인턴 기자 = "꿈을 향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목하고 싶었다."
7일 최승범 PD가 KBS 특별기획 '서울대 야구부-우리 한 번만 이겨보자'(이하 '서울대 야구부')의 연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KBS 2TV '신상출시 편스토랑'·'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자본주의 학교'를 연출한 최승범 PD와 KBS 2TV '청춘불패', JTBC '한끼줍쇼'·'슈가맨', 채널A '하트시그널'을 맡았던 신여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7일, 14일, 21일 오후 10시 10분 방송.
최 PD는 2승 2무 386패의 '서울대 야구부'의 매력이 오뚝이 같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야구부'는 공부해서 성공하라고 서울대 보내 놨더니, 공부가 아니라 야구에 매진하는 이들의 진심이 담겨있다. 실제로 서울대 야구부는 야구를 전문적으로 배운 선수들이 아니다 보니,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다른 학교 야구부를 만나면 매번 패배한다. 밥 먹듯이 깨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도전하는 꼴찌 야구부의 이야기는 패배에 지친 사람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잔잔한 응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사실을 3회에 걸쳐 진솔하고 리얼하고 따뜻하게 보여드리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최 PD는 이들의 진심이 가장 온전한 형태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다큐멘터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던 PD와 작가가 다큐멘터리라는 낯선 장르를 선택하는 것은 큰 모험이었지만, 서울대 야구부의 여름을 함께 겪으며 여러 장치와 지나친 재가공 없이 있는 그대로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덜 자극적이고 덜 경제적일지라도, 이 프로그램은 철저하게 서울대 야구부의 진심과 열정과 낭만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시청자들이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꿈을 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최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주장 임준원과 포수 남기헌 선수를 꼽았다. "지난 8월 23일 도쿄에서 열렸던 서울대와 도쿄대의 교류전 당일. 엄청난 긴장이 모두를 짓눌렀던 순간 서울대 야구부 주장 임준원 선수가 절규에 가까운 파이팅을 몇 번이나 외치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서울대 야구부의 정신을 한 장면으로 축약한다면 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늘 패배해왔고 앞으로도 질 경기가 많겠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서울대 야구부의 다짐이 상징적으로 나타난 장면이었다."
그는 "너무나도 더웠던 이번 여름 내내 사실상 유일한 포수로서 팀을 지켰던 남기헌 선수도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서울대 야구부는 공격보다 긴 시간 동안 수비를 하기 때문에 그늘 하나 없는 폭염 뙤약볕에서, 인조잔디의 열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감당하며, 그 무겁고 답답한 장비를 버텨야 하는 포수의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엘리트 선수 출신도 아니지만, 대학 와서 야구를 처음 시작한 아마추어지만, 프로 못지 않은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그라운드를 지키는 기헌 선수의 모습을 보며 많은 제작진이 감동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연출을 하며 가장 뭉클했던 순간으로는 "지난 8월이 마지막이었던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야구복을 입고 뛴 교류전에서, 인생의 마지막 타석과 마지막 마운드를 향해 나아가던 그 장면들이 많이 뭉클했다"고 돌아봤다. "모든 걸 바쳐 써내려 간 청춘의 한 페이지를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넘기려는, 백지의 다음 페이지를 마주하려는 선수들의 모습이 많은 분들께 큰 감동을 드리길 바란다"고 했다.
야구선수 출신 김태균과 김병현, 개그우먼 장도연 등 야구 레전드를 비롯한 다양한 서포터즈 활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병현과 김태균,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야구계 거물들을 훈련은 서울대 야구부가 아니어도 큰 감동이었다. 장도연씨 또한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는데 실제로 본인이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이어서,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대본을 스스로 몇 번이나 고쳐가며 서울대 야구부의 이야기를 명료하고 위트 있게 녹음했다. 장도연씨는 한 편의 드라마를 봤다며 감동을 전했다"고 특별한 감사함을 전했다.
최 PD는 현재 2승 2무 386패인 서울대 야구부의 승리 예측에 대해 "김병현 해설위원의 말처럼, 앞으로도 질 경기가 많을 거 같다"고 뼈 때리는 평가를 내린 후 "그러나 쉽게 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 이어져 온 서울대 야구부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느리더라도 서울대 야구부를 강하게 만든다.
'서울대 야구부'의 관전포인트에 대해 도파민과 낭만을 꼽았다. 최PD는 "2004년, 창단 28년 만에 첫 승을 거두고, 20년이 지난 2024년, 두 번째 승리를 거둔 서울대 야구부, 열정과 집념으로 똘똘뭉친 청춘의 도파민과 낭만이 넘치는 라이벌 대결을 주목해 달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easanteye88@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