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손정빈 기자 = "재밌었다."
박도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대행은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일 개막식을 앞두고 열린 '전, 란' 기자회견에선 이례적으로 박 집행위원장 대행에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집행위원장 혹은 집행위원장 대행이 개막작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하고 선정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으레 있는 일이지만, 이날처럼 기자회견 내내 관련 질문이 나온 건 이례적이다.
부산영화제 최초로 극장 상영작이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OTT) 영화가 개막작에 선정됐다는 점, 국내외 독립영화를 지원하며 이 맥락에서 그간 개막작을 선정해왔다는 점, 여기에 '전, 란'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라는 점 등은 영화제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뒷말을 낳았다.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영화제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대중성을 더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었다. 부산영화제에서 OTT 시리즈를 상영하는 게 맞냐는 지적은 전부터 있어 왔다. 이날도 답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박 집행위원장 대행은 "굉장히 재밌게 봤고, 대중적으로 다가가기 좋은 영화라고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부산영화제는 독립영화가 큰 축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고 했다. 박 대행이 이렇게 말했지만 질문은 반복해서 나왔다. '전, 란' 개막작 선정 이유를 더 명확하게 설명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다만 박 대행은 "재밌었다"라는 말 외엔 다른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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