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새벽 광주 도심에서 고가의 수입 법인차를 몰다가 뺑소니 사망 사고를 낸 30대 운전자가 도주 사흘여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2)를 26일 오후 7시 50분께 서울 모처에서 긴급체포했다.
마세라티를 운전한 A씨와 벤츠 운전자 B씨 등 3명은 이날 오전 1시경 광주 서구 상무지구 한 음식점에서 소주 2병을 두 시간 동안 함께 나눠 마신 후 2차 술자리로 노래방을 가기 위해 서구 화정동 방향으로 이동했다.
A씨와 친구가 탄 마세리티 차량은 24일 오전 3시 11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도로에서 앞서 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C(23)씨가 중상을 입었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 D(28)씨가 숨졌다. 이들은 C씨가 음식 배달 일을 마친 뒤 함께 귀가하던 길이었다.
골반과 턱뼈가 으스러지는 부상을 입은 C씨는 여자친구의 사망 사실을 모른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방범 카메라 영상에는 흰색 마세라티 차량이 빠른 속도로 C씨 등이 탄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장면이 담겼다. 이 충격으로 오토바이는 150m가량 튕겨 나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마세라티 차량은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마세라티 차량은 사고 현장을 그대로 지나 약 500m를 더 달린 뒤 멈춰 섰다. 이후 A씨와 동승자는 갓길에 차를 버리고 지인 B씨의 벤츠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남성 2명이 급하게 도주하는 모습이 잡혔다.
사고 직전인 오전 3시쯤 사고 현장 인근 CCTV 영상에는 벤츠 차량을 운전하는 지인과 추격전을 벌이는 마세라티 모습이 포착됐다. 사고 직전 벤츠와 함께 신호를 위반했고, 도심을 질주하기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벤츠 운전자 B씨 진술을 통해 A씨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의 주소가 허위 등록돼 있고 직업도 밝혀지지 않아 인력 30여 명을 투입해 추적하던 중 A씨가 대전으로 도주 후 서울로 이동한 정황을 파악, 이날 오후 서울 강남 모처에서 붙잡혔다.
김씨가 몬 수입차는 법인이 아닌 개인 명의로 자동차보험에 가입돼 있었으나 보험 계약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사고 직전 김씨가 몰았던 수입차의 동선을 역추적, 주변 CCTV 영상을 통해 김씨가 지인들과 술자리를 하고 나와 운전대를 잡은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결제한 주류 영수증과 '김씨가 술을 마신 뒤 운전했다'는 증언 등도 확보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했지만 김씨의 음주운전 혐의 입증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