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앞에 불법주차 아우디 차주 "밥 좀 먹고 왔는데..." 반전 반응

입력 2024.09.26 07:10수정 2024.09.26 17:29
소방서 앞에 불법주차 아우디 차주 "밥 좀 먹고 왔는데..." 반전 반응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 앞에 불법주차된 차량/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파이낸셜뉴스] 소방서 차고 앞에 불법주차를 한 외제차 차주가 되레 소방관들에게 화를 내는 등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소방서 주차금지 구역에 떡하니 아우디 주차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소방서 앞 민폐 주차 아우디 차주 적반하장 반성하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목격했다. 나중에 당사자가 이 글을 본다면 본인의 행동을 곱씹으며 반성하길 바란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이날 오후 12시께 경남 창원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향하던 중 소방서 앞 주차금지 구역에 아우디 승용차 한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아우디 승용차 한대가 소방차와 구급차가 나가는 문 앞에 빗금 표시된 구역에 불법 주차돼 있다. 소방서에서 위급 상황에 빠르게 출동하는 데 지장을 주기 충분한 위치였다.

"내 차 때문에 출동 못했냐" 오히려 소방관들에 항의

A씨에 따르면 당시 소방관 2명이 차량 근처에 있었고, 그때 마침 아우디 차주 B씨가 나타났다고 한다.

B씨가 소방관에게 사과할 것이라는 A씨의 예상과는 달리 B씨는 오자마자 화를 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차주인 B씨는 소방관들에게 "밥 좀 먹고 왔는데 왜 사람 면박을 주냐?", "내 차 때문에 소방차 못 나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점심시간인데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동안 여기에 자주 주차했는데 왜 이번에만 뭐라고 하냐"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A씨는 "오자마자 큰소리로 화부터 내서 소방관들은 제대로 말도 못 꺼냈다"며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부끄러웠는지 소방서 가서 센터장이랑 이야기하고 정식으로 민원 넣겠다더라. 이게 말이 되냐"고 했다.

대신 나선 시민 "당신이 잘못한 게 맞다"

보다 못한 A씨는 B씨에게 "당연히 소방서 앞에 주차하면 안 된다. 바닥에 빗금 표시랑 주차 금지 문구도 있지 않느냐. 당신이 잘못한 게 맞다"고 지적하자 B씨는 말을 얼버무리더니 애꿎은 소방관들에게 항의를 이어갔고 한다.

A씨는 "여기서 이 차주는 공무원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본다는 것을 딱 느꼈다"며 "대한민국에 이런 사람 더는 없을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탁 트인 소방서 앞에서도 저럴 정도면 대체 안 보이는 곳에서는 얼마나 꼴불견인지 소방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분이 안쓰러웠다"고 했다.

계속되는 B씨의 난동에 A씨는 "'그렇게 당당하시면 제가 이거 사진 찍어서 온라인에 올려도 되냐'고 물었고, B씨가 이를 허락해 사진을 올린다"며 "차주분, 이거 보시면 진짜 반성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소방관, 공무원분들은 저런 사람에게 기죽지 마라.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항상 고생하시는 거 알고 감사하고 있다.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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