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오는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예고한 '민원 사주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25일 밝혔다.
과방위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과 공익신고자 탄압 등에 대한 청문회 실시 계획의 건'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증인으로 류 위원장과 김태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참고인으로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 지부장 등 모두 30명이 채택됐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지난 10일 류희림 위원장의 민원 사주 의혹과 관련해 민원인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방심위 사무실과 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류 위원장은 국회 청문회 불출석 이유에 대해 "이번 청문회는 경찰의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된다. 따라서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비판이 뒤따라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 범죄 행위를 한창 수사 중인 경찰을 증인으로 불렀다.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민원을 신청한 개인들의 정보를 대량으로 불법 유출하고 특정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한 초유의 사건을 현재 수사 중이다. 게다가 이 사건의 피해자들인 민원인들마저 증인으로 불러 세웠다"고 했다. "이들은 진정한 공익제보자로 보호 대상인데도, 불법 정보 유출로 가해를 당한 데 이어 또다시 2차 피해를 보는 셈이 됐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이 금하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개입할 소지가 다분한 청문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류 위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적·중립적 판단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저는 이번 청문회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측으로부터 지난 1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등의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한 바 있다.
아울러 "무엇보다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정치적 중립 및 직무 독립성을 지키려는 위원장으로서의 사명감도 이번 불출석의 이유임을 밝혀드린다. 모든 국민은 누구나 자유롭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신청할 수 있고, 공익 실현을 위한 진정한 공익신고자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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