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3일(현지시간) 64세 미국 여성이 자살 캡슐 기계인 '사르코'(Sarco)를 이용해 처음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기계가 '현행법에 어긋난다'면서 제보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 관련자들을 체포하며 사태가 복잡하게 흘러갔다.
'안락사 합법' 스위스 오두막집서 조력 자살
지난 7월 자살 지원 사업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는 조력 자살 기계인 사르코를 선보였고, 몇 달 내로 처음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스위스에서 사용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라스트 리조트는 이번에 사망한 사람이 미 중서부 출신 64세 여성이라면서 그가 심각한 면역 저하와 관련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로 수년간 고통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의 조력 자살은 스위스 샤프하우젠주의 한 사유지 휴양림 오두막집에서 진행됐다. 라스트 리조트의 공동 회장인 플로리안 윌렛은 그 자리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었으며, 성명서에 따르면 여성은 "평화롭고, 빠르고, 품위 있게" 사망했다.
스위스 정부와 검찰은 "불법"..관련자 체포
하지만 이날 스위스 검찰청은 사람들이 자살을 도왔다는 제보를 받고 경찰과 함께 현장으로 갔다. 이후 사르코를 확보, 부검을 위해 사망자의 시신을 옮겼다. 검찰관은 "안에 숨진 사람이 있는 캡슐을 발견하고 관련자들을 서로 공모하거나 증거를 은폐하지 않기 위해 체포했다"고 밝혔다.
사르코가 사용된 날 스위스 내무부 장관은 이 기계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주 검찰청은 "자살 유도 및 자살 방조 혐의로 여러 사람을 상대로 형사 소송을 제기, 경찰에 구금했다"고 말했다.
사르코는 필립 니슈케 박사(76)가 발명한 것으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캡슐이다. 2017년 처음 세상에 공개, 네덜란드에서 12년간 연구 개발됐다.
자살자는 캡슐에 들어간 후 뚜껑을 닫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는지와 같은 자동화된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나와 공기 중 산소량이 30초도 안 돼 21%에서 0.05%로 급락, 약 5분 이내에 의식을 잃고 사망한다. 사르코를 소유한 니슈케 박사의 엑시트인터내셔널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로, 사용자가 내는 유일한 비용은 질소가스값인 18 스위스 프랑(약 2만8000원)이다.
스위스법은 일반적으로 조력 자살을 허용한다.
장관은 "첫째, 제품 안전법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 둘째, 질소의 해당 사용은 화학 물질법의 목적 조항과 양립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