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서울시가 100명 가운데 2명이 무단 이탈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과 관련해 가사관리사들이 개인별로 주급제·월급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E-9비자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해 가사관리사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24일 가사관리사 서비스 제공기관 대표, 가사관리사 2명 등과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이날 간담회 뒤 "주급제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논의했지만 오늘 참석한 두 (가사관리사)분은 월급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며 "가사관리사 개인별로 선호하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가사관리사들이 안정적으로 근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E-9 비자에 따른 취업활동기간을 연장해 이번에 입국한 가사관리사들이 최장 3년 한국에 머물며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현재는 7개월짜리 비자여서 일각에서 불투명한 미래가 이탈을 부추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한 가사관리사 서비스 제공업체 대표는 "이번에 입국한 가사관리사분들은 본인들이 시범 사업을 잘 수행해내면 활동기간이 연장돼 장시간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갖고 있다"며 "어찌 보면 그런 활동기간 연장 조치가 추가 이탈 등을 막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두 명의 가사관리사 조안과 자스민 에리카는 논란이 되고 있는 임금에 대해서는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숙소 통금·긴 이동 시간 등 업무 여건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조안은 "서울에 사는 많은 친구들에게 강남 지역 평균 월세와 계약금 등의 추가적인 금액에 대해 들었다"며 "현재 숙소 임대료에 공짜 쌀 등 많은 제반 사항이 포함돼 있어 현재 급여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숙소 통금이 오후 10시인데 실질적으로 일을 8시에 마치고 9시쯤 집에 오고 나면 우리의 삶에 필요한 야외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며 "우린 성인이니까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금을 오전 0시로 연장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가정과 가정 간 긴 이동시간과 이동 중 마땅한 쉼터가 없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선순 실장은 "다음에 가사관리사 분들을 신규 재배치할 때는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고 이동 경로에 쉼터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숙소 통금 시간의 경우 서울시나 서비스 제공 업체가 강제하는 사항은 아니고 가사관리사들이 자율적으로 설정해 운영 중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탈한 두 명의 가사관리사와 관련해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전자메일을 보내는 등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소재는 파악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가사관리사들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