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대학교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병·의원이나 헬스케어 관련 업체 등이 크게 늘고 있어 소비자 피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울대 로고 무단사용 신고 건수는 총 787건, 업체 수는 409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22건에 불과했던 무단사용은 2023년 233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3건이 접수됐다.
업종별로는 병·의원 및 치과 등 보건업이 737건(94%)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건강식품 판매업체나 학원, 법률사무소, 특허법인, 약국 등도 서울대 로고를 무단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상표 지침에 따르면, 동문 병·의원 등(치과약국동물병원 포함)의 경우, 서울대측에 상표사용 신청서를 제출한 뒤 검토를 거쳐야한다. 또 서울대 의대·치대·약대·수의대 졸업생으로 병·의원이나 약국을 개원해 해당 기관의 대표자를 역임하고 있는 경우에 로고를 쓸 수 있다.
결국 서울대가 아닌 다른 의대를 졸업한 사람이 서울대병원 등에서 인턴이나 전공의 과정을 마쳤다고 해서 간판에 서울대 로고를 쓰는 것은 무단사용에 해당한다.
일반기업의 경우, 서울대 지식재산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약체결을 해야 한다. 이때 상표사용료를 납부해야 한다. 서울대가 보유한 기술을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이전받아 사업화한 경우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한 생명공학 업체는 거래처가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 제품 박스에 '서울대학교 유전공학연구소' 표기를 무단으로 사용하도록 해 법원으로부터 7000만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특허청은 2022년 “대학교 명칭 및 로고 사용 시 주의를 해달라”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최근 급증하는 무단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과 예방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김원이 의원은 “대학교 로고 무단사용은 상표권 침해일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특히 의료기관이나 건강식품 업체 등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분야이므로 특허청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