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무인매장에서 아이가 얼음컵을 꺼낸 후 냉동고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냉동고 안의 냉동식품 등이 녹는 일이 발생했다.
12일 JTBC ‘사건반장’는 지난달 14일 무인매장을 찾은 남자아이가 냉동고 문을 덜 닫아 금전적 피해를 봤다는 점주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가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한 형제가 무인매장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냉동고 문을 열어 얼음컵을 꺼낸 뒤 냉동고 문을 닫았지만 문이 튕기면서 살짝 열렸다. 이를 모른 채로 아이들은 매장에서 나갔고 냉동고는 문이 열린 채 1시간30분 정도 방치됐다.
결국 냉동고 안에 있던 얼음컵과 냉동식품 등 약 30만원어치가 녹았다.
이에 A씨는 결제 당시 적립한 번호를 통해 아이에게 연락했고 아이 엄마 B씨와 연락이 닿았다. A씨는 B씨에게 CCTV 영상을 보내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B씨는 “죄송하다. 하지만 아이가 장난친 것도 아닌데 잘 닫히지 않은 상황이 난감하다”면서 “보험사에 ‘일상생활 책임배상’을 신청했고 연락이 오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후 B씨는 피해 금액을 물었고, 제보자는 판매가 불가능한 제품들만 추려 총 14만200원이라고 전했다. 이에 B씨는 “파는 금액으로 청구하는 건 곤란하다. 관리 책임 없이 아이 과실 100%로 청구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도의적 책임으로 7만원 이상은 힘들 것 같다. 그 이상 배상을 원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했다.
A씨가 다시 금액을 낮춰 10만원의 변상금을 제안했지만 B씨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A씨는 단골 학생에게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학생은 "사장님 걱정하실까 봐 고민하다가 말씀드린다. 팔로우가 좀 있는 SNS에 사장님 가게가 올라왔다. 사장님한테 안 좋은 이야기가 많다"라고 했다.
알고보니 인플루언서였던 B씨는 자신의SNS에 ‘무인매장 냉장고 문 꼭 닫으세요’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렸고 이는 12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글에는 A씨가 운영하는 매장명과 대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은 갈무리 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퍼졌다. 댓글에는 "똑바로 봐라 사장X아", "애들 도둑 만드는 인간들" 등 A씨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B씨는 "영상 공유가 많이 되는 것 같아 '지워야 하나' 고민했다"라며 "아이들이 많이 가는 매장이니까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냉동고가 잘 안 닫히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문제는 빼놓고 아이 잘못과 금액 이야기만 했다”며 “사장님이 영상을 지워 달라 했으면 충분히 들어줄 의향이 있었다”고 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