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응급실 대란 사태를 초래한 정부를 비판하며 '국민들이 더 죽어 나가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라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정부는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12일 정부·의료계 등에 따르면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을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최근 '응급실 뺑뺑이'를 비롯한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선을 넘은 발언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의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내세운 이 커뮤니티는 의사·의대생만 인증을 거쳐 가입이 가능하고,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폐쇄적 구조다.
이들은 국민을 '개돼지', '견민' 등으로 비하하고 조롱했다. 특히 "의사에 진료 받지 못해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 "개돼지들 매일 천 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사실 국민들 죽어도 별 상관없긴 함", "조선인이 응급실을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 등 충격적인 내용도 다수 눈에 띄었다.
지난 10일 오후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의대생 커뮤니티 글이 내부 폭로로 유출됐다'는 글과 함께 이러한 막말을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이 공개되며 논란이 됐다.
이에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을 열고 "현장 의료진 보호를 위해 명단 유포나 비방 등의 게시글을 확인하는 즉시 신속하게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하고 있다"며 "금일 의사 내부 커뮤니티에 '응급실 죽어도 좋다'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게시글들이 있다고 들었고 복지부는 관련 증거 자료를 확보하여 가능하면 오늘 중으로 신속히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환자 진료를 이어가는 의사를 '블랙리스트' 등으로 공개·배포하는 행위도 엄중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찰청은 최근 해외 사이트에 '응급실 근무 의사 신상'을 공개한 용의자 2명을 특정한 뒤 압수수색 등을 거쳐 범죄 행위를 확인했다. 또한 스토킹처벌법 위반 방조 혐의로 3명을 추가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