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로마 당국이 필수 관광코스로 꼽히는 ‘트레비 분수’의 입장료를 걷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일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레산드로 오노라토 로마 관광 담당 시의원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레비 분수를 로마 시민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관광객 등에게는 1∼2유로(한화 약 1500∼3000원)를 걷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레비 분수 유료화를 검토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몰려드는 방문자 수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연간 수백만 명이 트레비 분수를 방문하는 데다 특히 25년마다 돌아오는 내년 가톨릭 정기 희년을 맞아 전 세계에서 약 3200만명의 관광객과 순례자가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마 당국은 유료화와 함께 사전 예약을 통해 정해진 시간대에 제한된 인원만 트레비 분수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1762년 완성된 트레비 분수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며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특히 ‘분수를 등지고 서서 오른손으로 동전을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러 이곳을 찾고 있다. 배우 오드리 헵번이 1953년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이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장면이 유명하다.
로마 지역 일간지 일 메사제로에 따르면 지난해 트레비 분수에서 건져 올린 동전만 약 160만유로(약 23억원)에 달했다.
현지 당국은 동전을 주 3회 수거해 세척과 분류 작업을 거쳐 가톨릭 자선단체인 '카리타스'에 기부된다. 카리타스는 약 6%에 해당하는 운영비를 제외하고 나머지 기부액을 빈곤 가정과 알츠하이머 환자를 돕는데 사용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