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9월초까지 10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14건(해지건수 제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써 역대 최고 건수를 기록했던 지난 2021년(7건)의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6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들어 100억원 이상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 100억원 이상 거래가 등장한 것은 집값이 폭등했던 지난 2021년이다. 당시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 273㎡,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 등 7건이 100억원 이상 거래였다.
100억원 이상 거래는 지난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4건·5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고가 단지 위주로 집값이 반등하면서 9월초까지 14건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 역대 최고가도 바뀌고 있다. 2021년에는 120억원이 당시 최고가 였다. 2022년에는 145억원, 2023년에는 1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아파트 최고 가격이 220억원으로 200억원대를 돌파했다. 200억원 이상 거래도 2건을 기록하고 있다. 3.3㎡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억원이 넘는다. 올해 220억원에 팔린 용산구 나인원한남 전용 273.4㎡의 경우 3년전인 2021년에는 84억원에 거래됐다.
100억원 이상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2021~2023년에는 용산구, 성동구, 강남구의 고급주택 단지가 초고가 주택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에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아파트가 115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초고가 주택에 새롭게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초고가 주택 시장이 ‘그들만의 리그’가 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거래된 100억원 이상 14건을 분석해 보면 직거래 2건, 중개 12건이다. 고가주택 소유자들끼리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슈퍼리치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와 지역은 한정돼 있다"며 "특정지역과 단지에 슈퍼리치들이 몰려 신고가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왜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이들 초고가 주택 동향도 일반 아파트 가격에 반영되면서 왜곡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