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39)가 테러, 마약 밀매, 돈세탁, 소아성애, 사기 등 다수 중대 범죄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됐다.
프랑스 매체 TF1와 AFP 등 외신은 사법부가 두로프가 파리 외곽의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두로프는 이날 오후 8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두로프가 수배자임을 알면서도 파리에 온 사실이 놀랍다"라며 "텔레그램이 아무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끝났다"고 말했다.
프랑스 경찰 내 '미성년자 대상 범죄 단속 사무국'(OFMIN)은 사기, 마약밀매, 사이버폭력, 조직범죄, 테러조장 등 범죄에 대한 초기수사 결과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텔레그램이 콘텐츠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서 법 집행 기관에 협조하지 않은 점, 일회용 전화번호와 암호화폐 같은 수단을 제공하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매체는 “두로프는 구속될 것이 확실하다”라며 “억만장자인 그는 도주할 수 있는 막대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가 법정에 출석하겠다는 약속은 판사들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집었다. 두로프의 재산은 155억 달러(약 20조6000억 원)로 추산된다.
이 매체는 두로프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 출신으로 39세인 두로프는 형 니콜라이 두로프(44)와 함께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SNS 프콘탁테(VK)와 암호화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만든 IT 사업가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암호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메신저로, 높은 보안성으로 사용자들의 호응 속에 세계적 SNS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두로프는 지난 3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5억 명이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9억 명으로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