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박동해 기자 = NH농협은행에서 100억원 대의 금융 사고가 또 발생했다.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사고에 연루된 직원은 회사 측의 조사가 시작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금융사고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를 받은 농협은행이 상시 감시 시스템을 강화해 적발한 사례다. 금감원은 여러 제반 사정을 종합해 은행 측의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본 후 현장 검사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 지인 명의 도용해 허위 대출…4년여간 117억 원 규모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서울 명동지점에서 횡령 가능성이 있는 부당여신거래 행위를 발견하고 지난 20일 감사에 착수했다.
은행 내부조사 결과에 따르면 횡령 혐의를 받는 과장보 A 씨(36)는 지인 명의를 도용해 허위 대출을 내주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기간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4년 2개월 동안 이뤄졌으며, 사고 금액은 약 11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은 A 씨 대해 형사 고발을 하고 인사 조치를 실시했다. 다만 A 씨는 은행 측의 조사가 시작되자 지난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금감원 검사 후 '상시 감시 시스템' 강화해 적발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올해만 네 번째다.
지난 3월 지점 직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110억 원대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 5월에도 이와 유사한 금융사고 2건이 발생했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의 잇단 금융사고를 진단하기 위해 수시검사 및 정기검사를 실시한 후 '상시 감시 시스템 고도화'를 주문했다.
이번 사고는 농협은행이 새로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전 지점 점검에 나선 결과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 금감원 "은행 측 보고 검토 후 현장검사 여부 결정"
금감원은 횡령 혐의를 받는 직원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점, 농협은행의 시스템 강화로 적발된 점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은행 측의 자체 감사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 여부에 대해 "은행 자체검사가 종결이 되면 내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관련자가 추가로 확인될 시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