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잃어버렸어요" 길 잃은 3살 눈물에 이웃·경찰 나섰다

입력 2024.08.21 06:47수정 2024.08.21 10:46
"오빠를 잃어버렸어요" 길 잃은 3살 눈물에 이웃·경찰 나섰다
오빠들과 놀러 나왔다가 길을 잃은 아이가 이웃 여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사진=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빠들과 놀러 나왔다가 길을 잃은 아이가 이웃과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오빠들의 품에 돌아간 사연이 공개돼 훈훈함을 주고 있다.

울고 있는 여자아이, 편의점에 데려가 음료수 사준 아주머니들

2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후 2시47분께 평택 안중읍 소재의 한 편의점에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길을 잃은 A양(3)이 울고 있었는데, 이를 본 시민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당시 '이모뻘'의 이웃 여성들을 보고 달려와 눈물을 흘리던 A양은 큰오빠 B군(11), 작은오빠 C군(8)와 밖으로 놀러 나왔다가 길을 잃었다고 했다. 이들은 A양을 편의점으로 데려가 음료수를 사주고, 편의점 직원에게 112신고를 부탁했다. 이후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A양과 함께 기다려준 이들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평택경찰서 안중파출소 경찰관 윤진형 경사와 한태희 경위(현 송탄지구대)에게 A양을 인계했다.

경찰은 신원 확인을 위해 A양을 파출소로 데려갔다. A양의 지문이 등록돼 있을 것으로 예상한 경찰은 지문 조회를 했으나, 지문 등록이 돼 있지 않아 아무런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다.

A양의 집 주소나 부모 전화번호 등을 알 수 없던 경찰은 A양을 순찰차에 태우고, A양이 길을 잃은 지점으로 되돌아갔다. 동네 곳곳을 샅샅이 뒤지다 보면, A양의 오빠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골목 구석구석 순찰차 태워 돌아다닌 경찰, 오빠 찾아줘

경찰은 A양의 손을 잡고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재차 순찰차에 타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 가며 순찰을 이어가던 중 갑자기 한 남자아이가 순찰차를 보고 손을 흔들며 뛰어왔다.

남자아이를 본 A양은 "어 오빠다"라고 소리쳤다. 삼남매는 헤어진 지 30여분 만에 순찰차 안에서 '눈물의 상봉'을 했다.

B군은 순찰차 안에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동생을 찾았어요"라고 말한 뒤 두 동생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경찰은 삼남매를 파출소로 데려와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며 안심시킨 뒤 곧이어 달려온 부모에게 아이들을 인계했다.

또 A양에 대해서는 지문 등록을 실시했다. 아동을 대상으로 지문, 사진, 인적 사항 등을 사전에 등록하는 '지문 등 사전등록'을 해 놓으면, 실종 시 신속히 보호자를 찾을 수 있다. 지문 등록은 가까운 경찰관서에 방문하거나 '안전 DREAM'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등록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일면식 없는 A양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에 신고해준 동네 주민과 편의점 직원, 아이의 말에 따라 골목골목을 샅샅이 뒤진 경찰관 등의 노력이 더해져 A양을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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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를 잃어버렸어요" 길 잃은 3살 눈물에 이웃·경찰 나섰다
순찰차에서 상봉한 삼남매. 첫째아이가 두 동생을 안아주고 있다./사진=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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