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열흘 앞두고 부모님 잃었다" 석 달 전 비탈길서 무슨 일이

입력 2024.08.20 05:38수정 2024.08.20 10:36
운전자, 브레이크 작동 안했다 주장했지만
국과수 감정결과는 "차에 시동 안 걸렸다"
"결혼식 열흘 앞두고 부모님 잃었다" 석 달 전 비탈길서 무슨 일이
/사진=SBS 보도 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석 달 전 경북 구미의 한 비탈길에서 차량 한 대가 길을 지나던 사람들을 덮쳐 3명이 숨졌다. 운전자는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국과수는 해당 차량에 처음부터 시동이 걸려 있지 않았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1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5월 15일 구미의 한 사찰 앞 도로에서 발생했다.

이날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비탈에 주차돼 있던 SUV 한 대가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출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때 차량은 갑자기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내려가더니 보행자 4명을 치고 도로 옆 개울에 빠진 뒤에야 멈춰 섰다.

차량에 치인 50대 여성과 60대 남성 부부 등 3명이 숨지고, 50대 여성이 크게 다쳤다. 특히 이 사고로 결혼식을 열흘 앞둔 A씨는 부모님을 모두 잃었다.

사고 차량 운전자인 60대 여성은 "시동을 걸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차량이 애초에 시동이 꺼진 채 내리막을 달린 거로 보인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사고기록장치인 EDR 데이터와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서 엔진 회전이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 또 브레이크등이 꺼지는 모습도 주변 차량 블랙박스에 포착됐다.

경찰은 운전자가 차 키를 반쯤 돌려 전원이 들어오자, 시동이 걸린 걸로 착각하고 기어를 주행으로 바꾸면서 차가 움직인 거로 파악했다, 검찰도 사고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고 불구속 기소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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