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공지능(AI)이 생성한 딥페이크 사진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딥페이크는 AI로 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하거나 가짜 목소리를 AI로 생성하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딥페이크 사진을 마구 활용하면서 올해 미국 대선에서 AI를 이용한 딥페이크가 활개를 띌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딥페이크 사용하는 트럼프
19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 소셜 트럼프 계정을 보면 그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스위프트 팬(swifties)이 자신을 지지하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수락한다"고 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루스 소셜 계정에 올린 4장의 사진 가운데 이른바 '엉클 샘'의 모병 포스터를 패러디한 '테일러는 여러분이 트럼프에게 투표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있는 스위프트 사진은 AI가 만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해리스 부통령이 시카고에서 열리는 공산당 행사에서 연설하는 가짜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식 정치 광고가 아닌 SNS에 자주 딥페이크 사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올해 5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정치 광고에 AI를 사용할 경우 이를 명시하도록 결정한 것과 연관이 있다. 당시 공개된 FCC의 규칙을 살펴 보면 FCC가 관할하지 않는 온라인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등에는 규칙안이 적용되지 않는다.
FCC의 AI 규칙안은 지난 7월 다시 입법예고(NPRM)된 상태다. 이 규칙안이 정식으로 채택되면 TV나 라디오, 케이블 등의 정치 광고에서 콘텐츠 생성에 AI가 생성됐는지 여부를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이 규칙안이 정식으로 발효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해리스 부통령의 사진이 조작됐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주의 공항에 도착할 때 지지자들이 운집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고 AI로 조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정책 등에 대해 '사회주의식 통제'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등 막발 공격을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경제 정책 공약을 대비하기 위한 유세 등에서도 계속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신 공격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