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리산에서 버섯을 채취하던 60대 남성이 곰을 보고 피하려다 바위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전남 순천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5분께 구례군 구례읍 주차장에서 "차 안에 있는데, 의식이 혼미하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현장에서 신고자인 A씨(60)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얼굴이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오전 구례군 토지면 지리산 문수사 인근 숲속에서 버섯을 채취하다가 곰과 마주쳤다. 곰을 보고 놀란 A씨는 급하게 피하려다가 바위에 부딪혀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는 산에서 부상을 당한 뒤 직접 차량을 운전해 병원으로 이동한 이후 차 안에서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가 사고 당시 목격한 곰은 지리산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0년 지리산에서 극소수 반달곰 서식이 확인된 이후 반달곰을 사육해 지리산에 방사하는 복원 사업이 실시돼 개체 수가 늘었다.
순천소방서 관계자는 "곰은 사람과 마주치면 대부분 먼저 달아난다"면서 "등산로에서 곰을 마주칠 확률도 거의 없지만 인적이 드문 숲속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짝짓기 시기를 맞아 곰의 이동 범위가 넓어지며 나타난 일로 추정된다"면서 " 곰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는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하고 곰과 마주쳤을 때 자극하는 행위는 위험하기 때문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