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970년대 서울 명동을 장악한 ‘신상사파’ 두목 신상현씨가 지난 10일 별세한 가운데, 그의 빈소에 오세훈 서울시장의 조기가 놓여졌다가 철거돼 논란이다.
10일 서울아산병원에 차려진 신씨의 빈소 앞에는 가수 설운도·태진아 씨 등 연예인과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화환 100여개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1975년 ‘사보이호텔 습격사건’ 등 신상사파와 맞섰던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 씨도 ‘조양은 선교사’ 명의로 화환을 보냈다.
특히 ‘서울특별시장 오세훈’ 명의로 ‘근조(謹弔)’라고 적힌 조기(弔旗)도 놓여져 있었지만 서울시는 유명 조폭의 빈소에 조기를 보낸 것에 대한 논란을 우려해 오 시장 명의의 조기를 장례식장 직원을 통해 11일 오후 늦게 철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의 지인이 요청해 조기를 보낸 것으로, 최측근도 관련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라며 “오 시장과 직접 인연이 없고, 부적절한 설치였다는 지적이 있어 회수했다. 보다 엄격하게 조기 조치여부를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고인은 1970년대 전후 명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김두한, 이정재, 시라소니(본명 이성순) 등과 함께 ‘전국구 주먹’으로 불렸다. 1932년 서울 종로구 관수동에서 태어난 그는 1953년 대구 특무부대에서 1등 상사로 전역한 경력 때문에 ‘신상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54년 상경해 명동 중앙극장 옆을 근거지로 삼아 ‘신상사파’ 두목으로 활동했다. 은퇴 후에는 외제차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빈소에는 1500명이 넘는 조문객이 오갔다. 경찰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사복 경찰 50여 명을 장례식장 곳곳에 배치했다. 발인은 12일 오후 1시 30분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