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기초생활수급자가 병원 14곳에서 이송을 거부당한 뒤 병원에 도착했지만 끝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8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편의점에서 냉장고 속 음료를 꺼내던 사람이 쓰러졌다. 쓰러진 사람은 홀로 지내던 40대 기초생활수급자 A씨였다.
편의점 CCTV 영상을 보면 A씨는 편의점 냉장고에서 이온 음료를 꺼내던 중 갑자기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A씨는 일어나려 애썼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 듯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이 오전 11시3분께 편의점에 도착해 측정한 A씨의 체온은 이미 40도에 육박했다. 당시 A씨는 집이 바로 앞이라며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구조대는 A씨의 집 입구부터 쓰레기가 쌓여있고 집 내부가 시원하지 않아 A씨를 혼자 집에 둬서는 안 된다고 판단해 병원 이송을 결정했다.
구조대가 A씨를 구급차에 옮겨 병원 14곳에 이송을 문의했지만 수용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A씨는 쓰러진 지 1시간34분이 지난 오후 12시37분에서야 서울 중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스스로 건강을 돌볼 여유도 없었으며 술에 의지해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온열질환자는 누적 2077명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9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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